[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이안과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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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뭔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비문증’ 정밀검사 우선

엄부섭 원장이 비문증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이안과의원 제공 엄부섭 원장이 비문증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이안과의원 제공

안과 유리체-망막 분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비문증이다. 비문증은 병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증상이다. 기침이 난다고 해서 모두 병이 아니듯이 비문증이 모두 병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기침은 심각한 병의 증상일 수도 있고, 어떤 비문증은 방치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안과 엄부섭 원장은 “비문증의 증상은 눈앞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 것으로 환자들의 표현을 빌어보면 먼지, 날파리, 실타래, 거미줄 등 형태가 다양하다. 무언가 가려 보이지만 위치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비문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눈 안에는 투명한 젤리 같은 물질이 채워져 있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안구 안에 채워진 것은 액체가 아니라 반고체 상태의 ‘유리체’라고 하는 조직이다. 이 유리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부 액체로 변하고 일부는 뭉치면서 조금씩 실타래 같은 것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비문증의 시작이다.

그러다가 점점 더 많은 부분이 액체로 바뀌면 유리체 내부의 액체가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유리체가 안구 안쪽 벽에서 떨어져 쪼그라들게 되는데 이 순간 비문증이 심해지게 된다. 보통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발생하지만, 근시가 있을 때, 백내장 수술 후, 그리고 외상 후에 잘 생긴다. 이런 경우 증상은 있으나 병은 아니다. 모든 기침이 병이 아니듯이.

비문증은 안약, 먹는 약이나 눈 주사로서는 없어지지 않으며 유일한 치료는 유리체를 제거해 물로 바꾸어 주는 유리체절제술이라는 수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문증은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차차 적응돼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눈 속에 떠 있는 조직이 아주 크고 눈 중심 시야를 가려 생활에 지장을 줄 때 수술을 권한다.

이제부터 병적인 상황들을 살펴보자.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유리체가 안구벽에서 떨어지는 과정에서 유리체와 망막이라는 신경 조직이 일부 단단히 붙어 있는 때 이 부분 망막을 당겨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출혈이 발생하거나 망막 아래 색소 등이 안구 안으로 흩어지며 새로운 비문증이 나타난다. 망막이 찢어지는 것을 망막열공이라고 하며 빨리 레이저 치료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망막이 안구 바깥쪽 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라는 심각한 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망막열공 이외에도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황반변성 등에서 발생하는 유리체 출혈이나, 눈 속에 염증이 발생하는 포도막염도 비문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병적인 비문증들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망막 경험이 풍부한 안과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비문증을 일반인들이 모두 알 수는 없으며 일단 생긴 비문증은 금방 좋아지지 않아 계속 안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도 힘들다. 병적인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최근에 변화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엄부섭 원장은 “약간씩 늘거나 줄거나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큰 변화가 없다면 대부분 병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새로 비문증이 나타났거나 심해졌다면 어떠한 이유로 발생했든지 초기에 안과 의사의 정밀 검사를 받아 치료가 필요한 질병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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