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누구나 어깨 환자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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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일 좋은강안병원 관절센터 과장

얼마 전 TV에서 아빠와 아들이 만세를 하고 자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가족들은 그냥 웃으며 넘겨버렸지만, 어깨를 치료하는 의사로서는 마냥 웃어넘길 수 없었다.

태어나면서 팔을 들고 자거나, 옆으로 누워 어깨를 몸으로 눌러서 자거나, 팔베개하고 자거나 팔을 들고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할 때, 등이 굽거나 가슴을 펴지 않고 오므리며 지낼 때, 헬스로 반복적이고 과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경우 가장 먼저 손상당할 수 있는 관절이 바로 어깨다. 그냥 잠버릇일 뿐인데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외래를 통해 어깨를 다친 것도 아닌데 어깨가 아파서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깨관절은 우리 몸의 다른 관절과 달리 360도 상하좌우로 회전이 가능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어깨가 팔을 매달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가동 범위에 따라 불안하며, 쉴 새 없이 부하(스트레스)가 주어져 조그만 충격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어깨에 반복되는 자극이 관절낭이나 힘줄에 염증을 유발하고, 반복적 염증이 관절낭을 두껍게 하고 굳어지게 한다. 이로 인해 굳어지면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과 같은 통증과 관절 운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관절 주변의 뼈나 딱딱한 구조물과 충돌이 일어나면서 회전근개 힘줄의 손상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당뇨병이나 다른 병리 현상에 의해서도 염증과 굳음증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습관 개선, 자세 변화, 적절한 스트레칭 등을 통해 어깨에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어깨 질환을 피할 수 있다. 직업 특성상 90도 이상 팔을 지속해서 들고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미용사, 천정 작업자, 자동차 조립라인 작업자의 경우 들고 있는 시간 중간중간 스트레칭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깨가 과하게 지속해서 눌리는 자세(옆으로 누워서 자는 자세)는 똑바로 누워서 팔을 내리고 자는 습관을 권한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칭이나 반복되는 한쪽 방향으로 운동(야구, 배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하는 경우에는 반대 방향 근육 강화와 스트레칭이 좋다. 마지막으로 가슴을 오므려 등이 둥그렇게 되거나, 어깨가 둥글게 되는(라운드 숄더)자세, 숨쉬기 운동만 하는 운동 결핍인 경우는 자세를 교정하거나 적절한 어깨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최근 30~40대부터 나이를 불문하고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중년층의 경우 과도한 어깨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 어깨 통증이 4주 이상 지속되면 어깨 질환을 의심하고, 가까운 어깨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어깨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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