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6. '유방암' 고신대복음병원 외과 전창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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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항암·부분절제로 유방 보존율 높여”

고신대복음병원 외과 전창완 교수는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전절제술 대신에 부분절제술을 시행하는 비율이 80%를 넘는다. 유방 보존율을 높이기 위해 선행 유도 항암요법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현재 부산·울산·경남 유방암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유방암 5년 생존율 92%
연령 표준화 사망률 OECD 최하위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 적극 시도
유방암 부분 절제술 평균 80% 이상
전절제술 후 즉시 재건 자존감 살려줘


전창완 교수팀은 유방 초음파 촬영과 조직검사 결과를 하루 만에 확인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여주고 있다.  부산일보DB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증가 추세가 어느 정도인가.

“세계 유방암 발병률은 2012년보다 2018년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방암은 전체 암 환자의 24.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성암 발병률 1위가 유방암인데, 20년째 매년 4%씩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여성 10만 명당 63명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유방암 5년 생존율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높고 부산 의료기관의 성적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이유가 있나.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2% 수준이며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10만 명당 6.0명으로 OECD 내에서도 최하위다. 적극적인 건강 검진으로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표준화된 치료법을 국내 환자들에게 정확하게 적용한 결과로 보인다. 최근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발표한 5년 생존율을 보면 전국 유방암 치료성적을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방암 진단과 치료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외래 방문 환자는 당일 유방 촬영, 유방 초음파 촬영, 당일 조직검사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단순히 병기에 따라 수술법을 결정하지 않고 선행항암요법을 통한 최소 절제 수술, 유방암 제거 즉시 재건술 등 상황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치료법을 정할 때 무엇보다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전절제술보다 부분 절제술 시행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데 어떤 이유가 있나.

“본원의 유방암 부분 절제술의 평균은 80% 이상으로 한국 유방암학회 유방암 백서에서 소개된 부분절제술 비율 65%를 훨씬 상회한다. 전절제술이 어려운 환자는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유방 부분절제술의 비율을 높인 결과이다.”

-수술 전에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이유와 효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수술 전에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유방을 전절제 하지 않고 부분절제 하기 위해 종양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암 절제 후 즉시 재건술을 시행하기 위해 유방의 피부와 유두의 건강 상태를 좋게 할 목적으로 선행 화학요법을 하는 것이다. 본원의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의 시행 비율은 25~30%로 전국적으로도 최상위권이다.”

-전절제가 불가피한 케이스도 있을 텐데 어떤 경우인가.

“유방암의 범위가 다발성이거나 광범위하거나 유방암과 관련된 미만성의 미세석회화가 유방의 많은 부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는 전절제술을 선택해야 한다. 또 부분 절제술 후에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에도 전절제술을 할 수밖에 없다. 전절제술 후의 재건술은 복부나 등 쪽 조직을 이용한 자가조직 이식술이나, 인공보형물을 이용한 보형물 삽입술이 있다. 재건 시기에 따라 유방 절제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즉시 재건술과 유방 절제술 후 상당 기간이 경과 후 시행하는 지연 재건술이 있다.”

-즉시 재건의 경우 재발 위험이 높지는 않나.

“본원에서는 즉시 재건술을 시행하고 있다. 환자에게 반복되는 수술의 공포를 없애고 수술 후 즉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시 재건술이 국소 재발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으나 다양한 방법으로 경과를 관찰하거나 검사를 진행함으로써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여러 논문에서 즉시 재건술과 지연 재건술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는 필수인가.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없나.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 대상은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액와부 림프절에 암세포가 4개 이상 침범한 3기 이상의 환자가 해당된다. 1, 2기 환자라 하더라도 유방 보존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 경우는 반드시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부분 절제술을 한 경우에 방사선 치료는 재발률을 20~30% 낮춰주기 때문에 필수적인 치료이다. 방사선 치료는 유방 주위의 폐와 심장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다양한 방법의 방사선 조사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으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정도의 부작용은 흔하지 않다.”

-다양한 학술 모임은 물론이고 유방암 환우회 모임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2007년 환우회가 창립됐는데 현재 카페나 밴드에서 등록된 회원이 350명 정도다. 매년 4차례 정기 모임을 하고 있으며 이 중 2차례 정기 산행을 한다. 선배 환자로부터 경험과 정보를 전수받아 불안감을 떨치고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개인적으로 애정을 많이 쏟고 있는 의미 있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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