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솔로 연타석 홈런 이대호, ‘에이징 커브’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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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3회 초 롯데 이대호가 그간 부진을 말끔히 씻어 내는 만루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부진하던 ‘거인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지난 주말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활하고 있다.

이대호는 이 두 경기에서 무려 10타수 6안타 2홈런을 기록했다. 그중 하나는 KBO 리그에 복귀한 이후 첫 번째로 기록한 만루 홈런이다.

이대호는 23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롯데가 삼성을 11-0으로 격파하고 주말 2연전을 싹쓸이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 주말 삼성전 불방망이
10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
KBO리그 복귀 후 첫 만루포
극도 부진 탈출 부활 신호탄
선수생활 연장 꿈도 무르익어

이날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두 번째 타석에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대호의 KBO 리그 만루 홈런은 2011년 5월 14일 사직 KIA전 이후 3389일 만이다. 일본, 미국에서 활동한 뒤 2017년부터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4시즌 동안 98개의 홈런을 쳤으나 만루 홈런이 없었다.

이대호는 팀 타선이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주춤하던 6회 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다시 솔로 홈런을 터뜨려 점수 차를 6-0까지 벌리며 삼성의 추격 의지를 끊었다.

이대호는 전날 경기인 22일에도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3-3으로 추격당하던 6회 초 전준우에 이어 연속 안타를 쳐 득점까지 성공하며 2점 차로 달아나는 데 기여했다.

이대호는 주말 삼성전 이전까지 극도로 부진하던 모습에서 탈출했다. 삼성전 이전 10경기에서 이대호는 38타수 5안타를 기록, 타율이 0.131에 그쳤다. 팀의 중심 타자였지만 7월 19일 삼성전 이후 한 달 넘게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삼성전을 앞두고 시즌 타율도 0.284까지 떨어졌다.

38세라는 이대호의 나이와 ‘에이징 커브’를 거론하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올해로 FA 계약이 만료되는 이대호의 선수 생명 연장의 꿈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팀 동료들과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에게 끝없는 신뢰를 보냈다. 23일 경기 전 허 감독은 “이대호는 몸만 아프지 않으면, 한국 1루수 순위권에 여전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비 이닝 관리를 해 주면서 계속 기용하면 충분히 계속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감독 믿음에 이대호는 확실하게 보답했다. 그는 삼성전 2연전 스윕을 이끌었고, 시즌 타율도 0.294까지 끌어올렸다. 홈런은 13개로 전준우(15개)에 이어 팀 내 2위, 타점은 65개로 1위다.

아직 롯데에서 실력과 위상으로 이대호를 능가하는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대호는 “어제를 기점으로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동료들에게 신세 진 만큼, 나로 인해 이기는 경기들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8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는 팀 성적과 함께 이대호의 선수 연장 꿈도 무르익어 가고 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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