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차 대유행 땐 경제성장률 -2.0%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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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에서 시행되면서 그동안 선방했다고 평가받던 우리 경제가 다시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 상황이 3~4월 당시 1차 충격으로 끝나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성장률이 소폭 하락하는 정도였겠지만 최근 상황이 2차 대유행으로 발전되면 성장률이 급락하는 등 적지 않은 충격을 주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기대했던 3분기 ‘V자’ 반등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관측인 가운데 얼마만큼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지가 급선무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
3분기 V자 반등 물 건너가
OECD 등 성장률 악화 전망
노래연습장 등 업종 마비 상태
소비 활성화 대책 효과 미미



■ “성장률 크게 낮춰야 할 것 같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외 경제 관련기관이 제시한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지 않는다면 올해 한국 성장률이 -0.8%를 기록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2차 충격이 발생하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기관들도 비슷하다. 만약 2차 충격이 발생하면 한국은행은 -1.8%,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 자본시장연구원은 -1.9%로 성장률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국내경제가 크게 악화했다가 수출·소비 부진이 완화되면서 다소 개선되는 조짐이었지만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또다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에 한은은 성장률을 -0.2%로 예상했는데 큰 폭으로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코로나 상황이 2차 충격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쪽도 많다. 최소한 1차 충격보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차 충격 당시 선진국이 경제 봉쇄를 하면서 2분기 한국 수출이 16.6% 급감했고 성장률도 -3.3%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선진국 경제의 셧다운 조짐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할 경우 다른 문제다. KB증권은 최근 수도권에서 3단계 조치가 2주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최대 0.4%포인트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 자영업자 업종 마비 상태

하지만 이런 성장률 수치를 떠나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전국의 음식점 노래연습장 PC방 술집 등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업종들은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이 상태가 이어지면 폐업이 속출할 우려도 크다. 시민들은 감염우려에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어 일부 가게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한 노래방 업주는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에 “영업 5년 만에 코로나로 문을 닫는다”며 “엄청나게 조심했는데도 문을 닫아야 해 속상한데 보상 이야기가 없어 더욱더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 PC방 점주는 “매월 나가는 금액을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부는 숙박·여행·외식 할인 등 8대 소비쿠폰의 소비방식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등 소비활성화 대책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8대 소비쿠폰 발행규모가 904억 원으로, 이를 통해 유발되는 소비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방법도 별로 없다.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덕준·이주환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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