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일 전 논술 일정도 몰라” 수험생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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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차 대유행 비상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부산 용인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전력

투구에 나서야 할 수험생들이 급변하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혼란을 겪고 있다. 곳곳에서 수능 연기설이 불거지는 데다 주요 대학들의 전형 변경이 아직까지 진행 중이고,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될 여지도 남아 있는 등 뭐 하나 뚜렷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다니던 대형 학원들도 문을 닫고, 인근 학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이 들려오는 등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안한 소식들만 이어지고 있다.

25일 부산지역 한 고교 교사는 “예년 같으면 수능 D-100일이 되면 학교 차원에서나 아니면 후배들이 소원 빌기 행사나 수능 만점 기원 등 달기 행사 등을 열어주고 수험생도 응원을 받아 힘을 내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떠들썩한 행사를 아예 못 하고 있다”면서 “고3 학생들도 불안해하고 있고, 고1, 2 학생들도 3분의 2 등교 방침 때문에 격주로 등교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대학별 전형 방식 아직 미승인
교육부 공언에도 ‘연기론’ 여전
학부모는 ‘불안’ 학교도 ‘답답’
“냉정하게 꾸준한 패턴 유지를”



대학별로 치르는 논술이나 실기고사 등의 전형 방식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도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50여 개 대학들은 19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전형방식과 일정에 대한 전형변경신청안을 제출했지만 대교협이 아직까지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수험생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급적 8월 말까지 승인해 수험생에게 안내할 것”을 권장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권혁제 정관고 교장은 “연세대 같은 경우 논술을 수능 뒤로 늦추는 안을 냈는데, 수능 전에 치는 계획에 맞춰 공부해 오던 학생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또 논술 날짜가 겹치지는 않는지도 다시 살펴야 하고, 대면 면접인지, 비대면 면접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카메라를 보고 면접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온라인 면접 소식에 위축되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수능 연기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능 시험(날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이 감염 위험이 있어 도저히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면서 “전에 포항 지진 때문에 전체 수능을 연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더 이상의 연기는 없으며, 올해 수능을 예정대로 12월 3일에 치를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권 교장은 “수능 100일 앞인데 바뀐 전형에 맞춰 수시 전략도 세워야 되고, 9월 모평 준비, 수능 준비도 해야 하고, 불안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컨디션 관리도 잘 해야 하는 게 지금 수험생들이 처한 상황”이라면서 “옆에서 지켜보는 어른들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도 불안하고, 학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황선원 용인고 교장은 “평상시 같으면 입시설명회도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올해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돼 학부모들이 많이 답답해한다”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수시 상담을 시작해야 해 학부모도 오겠다고 하는데 학교에 외부인 출입을 시켜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인 최희수 학생은 “친구들끼리 문자를 주고 받으면 왜 우리 학년이 대학 갈 때 꼭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속상해한다”면서도 “그래도 ‘나만 그런 건 아니고 모두 같은 처지니까 힘을 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수생들도 다니던 학원이 문을 닫아 스터디카페나 소형 학원으로 이동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대입 준비는 해야하기에, 수능 D-100일을 맞아 전문가들의 격려와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상황이지만 일어나는 시간과 취침시간, 학습패턴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면서 “수능 난이도를 예단하지 말고 기존 난이도를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수능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쏟아지는 코로나 뉴스를 최대한 멀리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취약 부분을 파악해 집중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면서 “수능 문제의 70%가 연계되는 EBS 교재와 강의를 중심으로 흔들리지 말고 꾸준한 학습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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