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간호사에 자장면 시킨 것 갖다 달라… 호텔 룸서비스냐!"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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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 간호사 페이스북 캡처 최원영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 간호사 페이스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확진자들이 '밥이 맛이 없다', '간호사가 택배를 못 받게 한다' 등 지나친 요구에 현직 간호사 한 명이 공개적으로 이들을 비판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원영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 간호사는 24일 오전 방송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엄청 힘들게 일하는데,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말은 못 할망정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너무 화가 난다"며 분노했다.

앞서 최 간호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이 택배 하나, 외부음식 주문 하나 받을 때마다 그거 넣어주려고 담당 간호사는 한여름에 숨 막히는 격리복을 입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방역물품 부족한데, 코로나 확진돼서 입원한 건데 지금 무슨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느냐"고 말한 뒤, 보수 성향의 유튜버 '신의 한 수' 운영자 신혜식 씨의 방송화면 사진을 첨부했다.

최 간호사는 "저는 코로나 병동에서 직접 일하진 않았고 친구들한테 얘기를 들었었다. 격리복을 다 입은 채로 병실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물건이나 이런 것 들어가야 할 때 전달해 주거나 할 순 있지만 수시로 택배나 자장면 배달시키시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 1층에 가서 음식 받아오라고. 그런 건 놔뒀다가 줄 수 없으니깐 울며 겨자 먹기로 가야 되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된) 자기 어머니 걱정된다고 먹기 힘든 삼계탕 같은 걸 시켜다 주셔서 보호자가 그 격리복 입고 뼈를 발라줬다고 한다. 바쁜데 그걸 안 된다고 설득하는 시간이나 그냥 해줘 버리고 마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고 이러니까 실랑이하다가 지쳐서 거의 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간호사도 소진되고 시간 동안 했어야 할 다른 일을 못 하게 되니까 업무가 마비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유튜버들이 병실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크게 문제 되지 않은 내용이면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확진자 당사자니깐 '내가 이랬는데', '내가 입원해봐서 아는데' 이런 식으로 약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아니면 단편적인 면만 보고 '병원에서 이렇게 한다' 혹은 내부사정이나 전체 전반적인 전체 병동이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면서 '자기가 불렀는데 오지 않는다', '자기를 가둬놓고 어떻게 한다, 학대한다' 등 이런 식으로 의료진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억울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의료진들을 약간 지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유튜버 '신의 한수' 진행자 신혜식 씨는 최근 병실에서 다른 확진자 차명진 전 의원과 통화하며 '먹을 게 없어서 말라가고 있다. 먹는 게 더 우울하다. 아무 증상이 없다. 양성 판정받았다가 병원에서 다시 음성 판정받는 사례가 있다. 나는 양성 판정받고 중국인 있는 데로 갔으니 거기서 걸려서 당연히 이럴 거다'라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간호사는 "당연히 바이러스가 없어져서 해제되면서 음성인 걸 수도 있고 처음 검사가 위음성이었을 수 있고 위양성이었을 수 있는 거다. 검체가 부족하거나 비협조적이어서 제대로 검체 채취를 못해서 음성이 나올 수 있는 거고. 그런 식으로 정부 방역이나 치료시스템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며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건 지금 시국에는 더 안 좋은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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