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경남 '깜깜이 n차 감염' 확산, 2차 대유행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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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다. 수도권의 감염 폭발세가 동남권에서도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감염 경로를 알기 어려운 깜깜이 n차 감염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발생한 확진자 9명 모두가 기존 확진자와의 n차 감염 사례로 추정된다는 발표가 어제 있었다.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남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이나 부부와 접촉한 사람들이어서 방역 당국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3단계 실천하는 시민 의식
감염원 불명 환자 지역 확산 막을 방책

깜깜이 n차 감염의 증가는 현재 밝혀진 확진자들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는 공포를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한 명의 확진자와 접촉한 여럿 사람이 다시 이동하는 형태가 반복된다면 코로라19 확산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과거 감염병 대유행 때마다 가장 문제가 된 게 바로 이런 슈퍼 전파자였다. 그래서 그때마다 방역 당국은 이런 전파자를 막기 위해 비상을 걸지 않았던가. 이런 사실을 돌이켜 볼 때 지금 같은 부산·경남 지역의 n차 감염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다.

부산이 새로운 감염병 창궐 지역이 될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게 아니라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러시아 선박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물론 방역 당국의 늦장 대응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항만 도시라는 특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외국 선원이 많이 들락거리는 곳이기에 해외 감염자의 지역 유입 가능성이 높다. 이 취약점이 감염원 불명의 환자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이런 n차 감염이 전국 차원에서 코로나19가 폭증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번 주 초부터 전국 확진자 수가 200명대에 이르면서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제 다시 300명대로 늘어나면서 이런 기대가 주춤해졌으나, 이전과 달라진 건 수도권만 위험하지 않다는 점이다. 깜깜이 감염이란 뇌관을 조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수도권의 대규모 감염 사태가 지역에서도 일어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 아닐 수 없다.

이리되면 우리나라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나오는 비극이 전개되지 말란 법이 없게 된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돌입을 피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이제 지역 방역 당국도 새로운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 혹시나 이번 감염병 재확산을 수도권의 일로만 여겼다면 즉시 인식을 바꾸는 게 옳다. 시민도 사실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최고도의 방역 조치 시행으로 감내해야 할 엄청난 고통을 줄일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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