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미스터 트롯’ 경선 흥행엔 ‘딱’, 후보 경쟁력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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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왼쪽 두 번째) 원내대표 등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의 초점을 ‘흥행’ ‘개인 경쟁력’에 맞추면서 출마를 노리는 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김종인 “부산시장 경선 변화 필요”
주호영, ‘미스터 트롯’ 공개 언급
연설·토론회 등 강한 후보 유리
인기투표식 선출 반대 목소리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책임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결과 50%’로 조직력이 관건인 현행 경선 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고,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최근 트롯 경연프로그램인 ‘미스터 트롯’ 방식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들의 폭넓은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과가 뻔한 경선으로는 시민 마음을 끄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없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는 셈이다.

경선 방식은 오는 10월 구성될 예정인 재·보선 기획단에서 연말까지 구체안을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주 원내대표가 얼마 전 미스터 트롯 연출진까지 직접 만났다는 점에서 실제 경연 방식이 차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가수가 아닌 시장 후보를 뽑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형태는 토론회나 연설, 프레젠테이션 등 전통 방식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승패를 가르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시민들의 흥미를 끌고, 개인 경쟁력을 심층적으로 보여 줄 수 있도록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토너먼트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후보군을 2~3개 조로 나눈 뒤 같은 조에 속한 후보끼리 양자 토론, 3자 연설 대결 등을 벌여 배심원단이나 시민 투표를 통해 후보를 걸러내는 과정을 반복한 뒤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내공 있는 사람이 부각되는 그런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후보군은 당 지도부의 이런 움직임에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보장하는 방식이라며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경선 방식 변화가 가져다줄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스트 트롯식 경쟁 방식이 도입될 경우, 대중성이 높거나 특히 방송 토론이나 대담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사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젊은 주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대략적인 예상이다.

실제 평소 ‘말 펀치’가 세다는 평가를 받는 한 인사는 “시민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본선 경쟁력도 높다는 건 당연한 얘기 아니겠느냐”면서 “자기 비전과 부산 전반에 대한 이해도,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수록 개인 경쟁력의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최근 조직 확장에 진력하고 있는 다른 인사 측은 “350만 부산시의 수장을 인기투표식으로 뽑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당 지도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특정인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 주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출마자 모두를 같은 비중으로, 심층적으로 소개한다면 평소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인사가 ‘재평가’ 받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흥행성이 떨어져 유권자 참여가 저조하다면 과거와 같이 ‘그들만의 잔치’가 될 소지도 적지 않다. 결국 경쟁력 있는 후보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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