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미풍’ 종합병원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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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사 2차 총파업에 들어간 26일 오전 부산 동구의 한 동네의원에 3일간 휴진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선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2차 총파업 첫날 동네의원들의 참여가 미진하면서 우려했던 의료공백 사태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총파업 기간이 사흘인 데다, 종합병원에선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 현상이 시작되고 있어 의료공백 현실화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26일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의 한 빌딩. 이곳엔 5개의 의원이 들어서 있지만 모두가 정상영업 중이다. 병원마다 마스크를 낀 환자들이 대기 중으로 여느 평일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한 피부과 원장은 “1차 총파업은 오래전에 예고돼 여름 휴가도 쓰는 차원에서 휴진을 했지만 2주도 안 돼 또 평일에 문을 닫는 게 부담스러웠다”며 “아무래도 정부의 의료정책은 아직 개원하지 않은 젊은 전공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니 체감하는 정도가 다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의협 2차 총파업 첫날 ‘온도 차’
개원의 파업 참여 적어 평소처럼
종합병원 전공의 부족 수술 지연

실제로 이날 부산시는 지역별 보건소 등을 통해 총파업으로 인한 주민불편 신고 등을 파악했지만 진료 불편 등과 관련돼 특별히 접수된 것은 없었다. 다만 휴진율이 47%에 육박한 강서구 등의 경우 예정된 진료가 연기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서구 주민 정 모(40) 씨는 “원래 오늘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했는데, 며칠 전 급하게 진료가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왜 문을 닫는지 설명을 안 해 줬는데 지금 보니 파업 참여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모 구청 담당자는 “지침에 따라 업무개시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형식적으론 지자체가 판단해야 할 부분도 있고 후속조치도 고민해야 한다.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지역 내 종합병원이다. 지난 24일부턴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임상강사) 등도 무기한 파업 중인데, 이들의 복귀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26일 2차 총파업에 참여한 부산지역 전공의는 770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84.3%에 달한다. 전공의 등의 부재로 지역 내 종합병원들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어서, 응급수술이 아닐 경우 최대한 수술 날짜를 미루고 있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간호사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피로도가 쌓이면서 일부 종합병원은 응급실 병상을 줄이는 작업도 이미 시행했다.

부산의 모 대학병원 관졔자는 “지금까지는 최대한 환자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운영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체감되는 불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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