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발상의 전환’ 신발 선진국 이탈리아서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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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본사 나노텍세라믹스의 신발 브랜드 스티코의 이탈리아 OEM 공장. 나노텍세라믹스 제공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스티코 안전화. 나노텍세라믹스 제공
해외에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공장을 마련하는 주된 이유는 값싼 노동력 때문이다. 국내 신발업체 대부분이 OEM 해외공장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인건비가 싼 곳에 두는 이유다. 글로벌 브랜드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나노텍세라믹스의 OEM 공장은 그래서 특별하다.

나노텍세라믹스는 자사 신발 브랜드인 스티코(STICO) 신발을 8월부터 이탈리아 공장에서 OEM 생산하기로 했다. 신발 브랜드 파워와 기술에서 이탈리아는 ‘톱 클래스’. 인건비가 싸지도 않다. 기존 OEM 공식에는 어긋난다.

나노텍세라믹스, 스티코 생산
브랜드·기술 뛰어난 伊 선택
가격 대신 좋은 품질 우선 판단
일본·미국 등 생산지 확대 계획

나노텍세라믹스 정상옥 대표는 “스티코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가격보다 좋은 품질이 훨씬 더 우선이 되어야 해 신발 선진국인 이탈리아에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코는 장화, 조리화 부분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미국 외에도 현재 전 세계 34개국에 수출을 진행 중이다. 첨단소재를 사용한 스티코의 신발은 젖은 바닥에서도 미끄럼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이런 성능이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또 방수가 되는 대신 바람이 통하지 않아 발에서 냄새가 나거나 짓무르는 경우가 많은 장화나 조리화에 통풍 기능까지 갖춘 특수 소재를 적용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다 보니 그만큼 품질이 담보돼야 하는 것이다. 또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뜻도 있다.

나노텍세라믹스가 이탈리아에서만 신발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나노텍세라믹스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스티코 제품을 생산하는 대가로 기술이전료 15억 원 상당을 받고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물론 스티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는 모두 한국 본사에서 제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스티코의 생산지를 한국,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두 신발산업 강국들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일본, 이탈리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세계시장에서 마케팅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노텍세라믹스는 시스템 개발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신발생산 작업은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 산업. 하지만 나노텍세라믹스는 최근 ‘아웃솔 자동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인건비가 비싼 국가에서 생산되더라도 시장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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