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하자” 野에 협치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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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대 정기국회 첫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하며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다시 가동하자고 야권에 손을 내밀었다. 여야 간 골이 깊은 부분은 일단 빼고, 코로나19 극복 등 ‘공통분모’만 모아서 협치의 성과를 내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단 제1야당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협의체 재가동,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국난을 헤쳐 나가는 동안에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자”며 “국민과 여야에 함께 이익 되는 윈-윈-윈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중단된 여·야·정 정례 대화를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 극복과 대한민국의 지향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합의를 이루자”며 “코로나 극복 공동노력, 포용적 복지,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극복, 한반도 평화, 민주주의 완성 등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민·여야 ‘윈윈윈’ 정치” 제안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발전 의지
국민의힘 “독선 단절 계기” 기대감
4차 추경안 편성 등 속도 붙을 듯

여야의 비슷한 정책을 묶어 공동 입법을 추진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 대표는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 벤처기업 지원, 여성 안전 같은 4·15 총선 공통공약이 속한다”며 “경제민주화 실현, 청년의 정치참여 확대, 재생에너지 확대 등 공통되는 정강정책도 함께 입법하자”고 했다.

보수 야권은 이 대표의 연설 직후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여당의 실패, 독선과 과감하게 단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대미문의 도전과 위기 극복은 전례 없는 협치로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역시 안혜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연설에서 제시한 정책들을 평가하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그는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이 대표는 “2단계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추가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대부분의 지방은 경제 쇠퇴와 인구 감소에 허덕이고, 지방소멸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역 불균형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저해한다”며 “국가의 발전역량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균형발전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 연설은 감성적인 언어 사용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로서 국민과의 공감과 소통을 강조해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문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 건물에 걸린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이라는 글귀를 가져왔고, 위기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도 등장했다. 이 대표는 “우분투의 정신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겨냈고, K방역을 성취했다”며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국난을 극복하고 일상의 평화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 비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구상도 일부 공개했다. 이 대표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함께 잘사는 일류국가”라며 “그렇게 되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했다. 단문 위주 구성과 다양한 글귀 인용 등 형식적으로도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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