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면 다룬 '산업수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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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 한국중천전화산업(주) 대표

“마산자유무역지역은 당초 해외수출만 가능했고 국내 판매는 할 수 없게 돼 있었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거듭된 건의 끝에 국내 판매도 가능하게끔 관련법이 개정도록 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일본투자사로 세탁기부품을 생산하는 한국중천전화산업(주)이장수(67) 대표이사. 그는 이 회사에 45년째 근무하면서 이 지역 내에서 30대 초반에 최연소로 이사승진을 한 CEO로 회자된다.

마산자유무역지역 발전 산증인
50주년 기념 유공포상 추천 받아
'수필과 비평' 늦깎이 수필가 등단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설치된 건 올해로 50년째.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은 최근 이 대표이사를 수출과 기술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행안부에 50주년 기념 포상유공자(동탑훈장)로 추천해 놓은 상태다.

이 대표이사는 “수출증대와 부품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측면에서 자유무역지역설치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만 당초엔 국내판매가 되지 않아 비효율적 구조라는 큰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당시 상공부 담당국장을 상대로 1년간 거듭된 건의를 한 끝에 관련법이 국내 판매도 가능하도록 개정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주요 부품은 세탁기 클러치용 모터, 배수용 모터, 안전 스위치 등이다. 그는 “80년대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대기업 세탁기는 일본에 비하여 20년 뒤져 있었는데 2008년부터는 우리나라 LG와 삼성이 나란히 세계 1~2위로 급부상했다”면서 “이는 한국중천이 기술력이 앞선 부품을 납품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회사에 판매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도록 한 것이 결정적인 디딤돌이었다”고 강조했다.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것만은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정책으로,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인상을 꼽았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근거로 일본의 그것과 비교하곤 하지만 일본은 연월차수당과 퇴직금제도가 강제돼 있지 않아서 단순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제조업을 하기가 어려운 대기업들이 미국이나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로 나갈 수 밖에 없고 그러면 협력업체들도 같이 따라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전문경영인에다 전기기술이 전공인 그는 수필가라는 이색적인 이력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수필과 비평’이라는 문예지에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다. 그는 “일본과 중국 등 여러나라 바이어들과 상담경험과 기법 등 그 노하우를 가이드북으로 내려다가 문장력을 갖추는 일이 먼저라는 필요성을 절감하여 경남대수필교실에 들어가 등단의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 내면세계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산업수필을 쓰고 싶다”고 향후 포부를 밝힌 그는 등단 이후 회사경영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대화나 훈시를 할 때 사용하는 언어부터 이전과는 달라졌고 공장 빈 터마다 휴게실을 조성하고 꽃을 심는 등 인문학적 콘텐츠가 입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사진=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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