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전공의에 한숨 돌렸지만 재파업 불씨에 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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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의과대학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간 파업을 벌이며 의료현장을 떠난 부산의 대다수 전공의가 업무에 복귀했다. 파업 여파를 직접 겪은 대학병원 등은 전공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으나, 의사 국가고시 구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부산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동아대·고신대병원 전공의를 시작으로 오후 부산대병원 전공의 전원이 업무에 복귀했다. 백병원의 경우 일부 전공의들의 복귀가 늦어졌으나 9일 중 모두 업무에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부터 부산을 포함해 전국의 전공의들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무기한 파업을 벌여 왔다. 부산의 경우 파업기간 내내 913명의 전공의 중 720여 명 이상이 파업에 동참해 휴진율 78% 이상을 유지했다.

부산대병원 등 전공의 속속 복귀
응급실·수술실 의료공백 메워
의사 국가고시 구제 여부 논란
협상 진척 없으면 집단행동 우려

이들의 복귀로 전공의가 많이 투입되는 종합병원 응급실과 수술실 등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파업 기간 병원 대체인력들이 전공의 업무를 떠안으면서 이들의 피로감 누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수술 예약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고, 응급환자 처치가 늦어지는 등 상당한 의료공백이 발생했다. 이들 병원들은 전공의들을 최대한 신속히 현장에 배치하면서, 자체 역학조사를 벌여 부산 외 지역 방문 경력이 있는 전공의들에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공의 재파업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아, 의료 현장에선 여전히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전공의 현장 복귀를 발표하면서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구제가 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 수위를 다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추가 의사 국가고시 접수는 없다”며 국가고시 미응시 의대생들 구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올해 국가고시 응시 대상은 3172명이지만, 의대생들의 응시 거부 움직임으로 대상자의 14%인 446명만이 응시했다. 8일 첫 실기시험엔 6명의 응시자만 나와 시험을 치렀다. 이날 보건복지부 손영래 대변인은 “의대생들은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며 국시 응시 의사를 정부에게 밝혀 온 바는 없다”며 “국가가 구제책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협도 이날 총회를 통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임 비대위 구성원들은 업무 복귀 발표 뒤 일괄사퇴했다. 새로 구성된 비대위 인사들은 전임 비대위가 전공의 업무 복귀를 결정한 데 대해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가고시 구제 문제에서 협상 진척이 없으면 재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크다.

부산의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로 숨통은 트인 것 같다”면서도 “국가고시 문제가 남아 있다. 재파업이 돼도 충격이 크고, 이대로 의대생들이 구제받지 못해도 내년부터 병원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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