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사람과 사람 이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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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자 사상구 홈패션연합회 이쑴 회장

“실과 바늘로 세 마을이 이어졌습니다. 지역에 큰 도움을 주는 공동체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사상생활사박물관 2층. 사상구 홈패션연합회 ‘이쑴(essum)’의 신미자(48) 회장은 직접 만든 인형과 마스크를 손에 든 채 포부를 밝혔다. 마을공동체인 이쑴에서 각 마을을 대표하는 회원 이동자(46) 씨와 이미숙(44) 씨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 뜻에 동의했다.

3개 행복마을 뜻모아 공동 설립
애착 인형·친환경 기저귀 등 개발
코로나 마스크 제작해 기부 활동도

“이쑴은 ‘잇는다’라는 뜻의 부산 사투리를 응용해 이름 지었습니다. 실과 천으로 제품을 만들어 지역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냉정마을·가포마을·괘내마을 등 사상구 행복마을 회원들과 이쑴을 만들며 이러한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주민들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30~40대 여성들은 같은 생각을 갖고 ‘애착 인형’과 ‘친환경 기저귀’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올 3월에는 부산시 마을공동체 역량 강화 공모 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회원들은 꾸준히 힘을 쏟아왔다.

“아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애착 인형에는 기저귀도 입혔습니다. 아이와 인형이 함께 자란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죠. 환경을 위해 천으로 예쁜 기저귀도 많이 만들었고, 파우치 등 여러 제품 개발을 시도했습니다.”

신 회장과 회원들은 여러 시도를 거쳐 만든 다양한 제품을 공식적으로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애착 인형 등을 알음알음 팔았던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수익 창출이 목표다. 판매 홈페이지를 만들고, SNS 홍보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제품 개발과 동시에 지역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시국에 맞게 마스크를 만드는 활동에 더 주력했습니다. 예비맘 교실도 열었는데 앞으로는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사업도 펼칠 계획입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자 이쑴 구성원들이 마스크 제작과 기부에 더욱 몰두했다고 밝혔다. 재능을 살려 사상구청, 학교, 보건소 등에 직접 만든 마스크 800여 장을 보냈다.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여러 번 바꾼 마스크는 필터도 끼울 수 있는 제품이다. 이쑴은 그동안 예비맘 교실을 열어 태교 바느질 수업을 갖기도 했고, 보건소 등과 협조해 비혼모 등을 도울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쑴이 각종 제품을 만드는 일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을공동체인 이쑴을 조만간 협동조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신 회장과 회원들은 ‘잘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지원을 부탁했다. 한동안 ‘엄마’라는 이름에 갇혔던 8명 이상의 구성원들은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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