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외로운 사람에게 더 치명적인 ‘코로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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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이런 거 안 하는 스타일인데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바깥 출입도 없고 무인도에 있는 것 같고.”(40대 1인 가구)

“쌤이 말을 해도 다 답을 안 달아요. 눈치 싸움이에요. 계속 비대면이면 고립될 것 같아요.”(10대 청소년)

“복지관이 자식이랑 마찬가지야. 그런데 가질 못하니까 외롭지. 오늘도 오라고 해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70대 1인 가구)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보고서
부산시민 74.9% “외롭다” 응답
외로움 클수록 부정적 감정 심화

평소 외로운 사람일수록 사회적 관계 단절을 비롯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정적 감정이 더 심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민 10명 중 7명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어 부산시가 외로움에 대해 일상적인 맞춤형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는 결론도 제시됐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시민의 외로움 실태 및 예방을 위한 지원 방안’ 연구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 시민 1000명 실태 조사와 20명 면접조사를 통해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장하기 위해 진행됐다.

15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올 3월 3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실태 조사 결과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은 74.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2.2%는 거의 항상, 10.3%는 자주 느낀다고 답해 외로움을 상시 느끼는 비율은 12.5%에 달했다.

외로움의 정도는 남성, 고연령, 저소득일수록 더 높았다. 남성은 외로움을 자주 또는 거의 항상 느끼는 비율이 16.8%로, 여성(8.2%)의 배 이상 높았다. 60대와 70대 이상은 각각 86.0%, 88.3%가 외롭다고 느꼈고, 20.1%, 22.6%는 상시적으로 외로움을 느꼈다. 질병이 있는 사람(85.9%),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80.2%)도 외로움 정도가 높았다.

코로나19로 외로움의 부정적인 감정이 더 강화됐다는 응답은 26.2%로, 그렇지 않다(53.7%)는 비율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외로움 정도가 높은 집단(31.1%)은 하위(27.5%)나 중간(19.9%) 집단보다는 상대적으로 코로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을 심화시킨 코로나19의 구체적인 요인으로는 사회적인 관계 단절(53.3%)을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상황 악화(20.7%), 감염에 대한 두려움(15.8%) 순이었다. 외로움 정도가 높은 집단은 경제적 상황과 감염의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혜정 책임연구위원은 “부산시는 외로움을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가족 관계, 주거 환경, 경제적 자립, 사회적 관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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