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선거 2위 기시다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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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AFP연합뉴스

‘포스트 아베’를 뽑는 제26대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일찌감치 스가 요시히데 ‘대세론’이 형성되면서 일본 정가의 관심은 2위 싸움에 쏠렸다.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중 누가 2위를 하느냐에 따라 내년 9월 ‘포스트 스가’를 노리는 두 유력 정치인의 운명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위는 국회의원 표를 예상보다 더 많이 받은 기시다 정조회장의 차지였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국회의원(79표)과 지방 당원대표(10표) 표를 합해 89표를 받아 이시바 전 간사장을 21표 차이로 눌렀다.

2위 싸움에 쏠린 자민 총재 선거
스가 이후 판세에 유리한 고지
이시바 견제 아베 지원설 파다

1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총재 선거가 끝난 뒤 기시다 진영에선 마치 승리한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기시다 정조회장도 자신의 진영에서 결과 보고를 하면서 “오늘부터 총리·총재를 목표로 다음 걸음을 디디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신임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지병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총리의 남은 임기인 내년 9월까지이므로, 이번에 처음 자민당 총재에 도전한 기시다 정조회장이 내년에 재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자민당) 총재가 국회에서 지명되는 총리가 된다.

당초 기시다 진영은 국회의원 55표를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수장인 기시다파 소속 의원 47명에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간사장을 중심으로 한 지지 의원의 표를 합한 수치였다.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스가 지지를 선언했고, 나머지 한 파벌은 이시바파였기 때문에 그 이상의 국회의원 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기시다 정조회장은 예상보다 24표나 많은 79표를 받았다. 요미우리는 이에 대해 “유력한 설은 아베 총리의 지원”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당초 기시다 정조회장을 후계자로 주목해 왔고, 정치적 라이벌인 이시바 전 간사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총리의 측근은 모두 기시다에게 표를 줘 ‘포스트 스가’로 밀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정적인 이시바 전 간사장이 2위를 차지해 포스트 스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베 총리가 측근 의원들을 움직였다는 설인 셈이다.

한편, 이번에 4번째로 자민당 총재에 도전했지만, 최하위인 3위에 그친 이시바 진영에선 낙담하는 분위기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마이니치도 기대했던 지방 당원대표 표를 30%(42표)밖에 확보하지 못해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는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 19명이 속한 이시바파의 수장인 이시바 전 간사장이 받은 국회의원 표도 26표에 그쳤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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