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휴가 연장이라니…” 秋 아들 논란, 여심도 ‘부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범한 가정의 군인이었어도 저랬을까요?” “전화·카톡으로 휴가가 연장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가 카투사 복무 당시 휴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두고 성난 민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청장년 남성은 물론 군인 가족이나 군인 남자친구를 둔 젊은 여성들까지도 ‘형평성에 어긋난 특혜’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육군 상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남자친구를 둔 여성 이 모(22) 씨는 이번 사태를 보며 국방부에 항의 전화까지 하려다 참았다. 행여 현역 군인 신분인 남자친구에게 불이익이 갈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반 군인은 휴가 복귀가 늦으면 재판까지 받는다는데 장관 아들이라고 전화 한 통으로 휴가가 일사천리로 연장된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젊은 층 “형평성 어긋난 특혜” 지적
성남 민심, 靑·국방부 등으로 향해

김 모(25) 씨도 서 씨처럼 남자친구가 카투사에 소속된 이른바 ‘카투사 고무신’이다. 김 씨는 “내 남자친구는 주중 휴가와 주말 외박을 연달아 받더라도 번거롭지만 꼭 금요일 저녁에 부대에 들러 복귀 신고를 해야 했다. 카투사라고 전화로 휴가를 연장하는 건 일반 군인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항상 군 업무에 치여 사는 남자친구가 안쓰러운데 국회의원이 장관 아들 감싸자고 ‘카투사는 원래 편하다’고 폄하 발언하는 걸 듣으니 열불이 터진다”고 말했다.

‘황제 휴가 의혹’으로 군인 자녀를 둔 부모는 속상함을 넘어서 자괴감까지 느낀다고 했다. 아들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복무 중이라는 한 모(50) 씨는 “해병대를 전역한 큰아들도, 현역 군인인 작은 아들도 군대 안에서 몸이 아파도 병가 한 번을 제대로 못 썼다. 부모로서 속상했지만 아들에게 ‘군대는 누구나 똑같이 힘드니 견뎌야 한다’고 달랬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니 결국 힘이 없는 부모 탓인 것 같아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추미애 장관과 아들 서 씨를 성토하는 민심은 청와대로 향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아들 휴가 연장할래요’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글은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8000여 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이번 사태를 놓고 가장 크게 분노하는 건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청장년 남성들이다. 까다롭기 그지없는 휴가 규정으로 현역 시절 힘들게 지낸 기억이 이번 특혜 의혹으로 되살아난 셈이다.

미2사단 카투사 헌병 출신인 최 모(38) 씨는 “추미애 장관 아들이 ‘카투사는 미군 휴가 규정에 따른다’고 한 말은 어불성설이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 배속된 대한민국 육군을 뜻한다. 따라서 카투사의 군 업무 관련 책임은 주한미군이 아닌 대한민국 육군에 있으며, 미군 휴가 규정은 참고 사항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유리·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