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닥터] 강아지 치아 스케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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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질환 단계별로 맞는 치료 받아야

허윤석 원장이 반려견의 치아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아이센텀동물메컬센터 제공

보들이(5살·말티즈)는 미뤄뒀던 접종을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보호자는 병원을 방문한 김에 보들이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건강검진 상담을 받았고, 검진 결과 구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나이는 5살이었지만 구강 상태는 이미 치주염 말기로, 살릴 수 있는 치아가 몇 개 없을 정도였다.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부산 해운대구 우동) 허윤석 원장은 “보통 보호자와 반려견의 구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스케일링만으로 나아지리라 생각한다”며 “스케일링은 구강질환 치료법 중 가장 기본적인 방법의 하나일 뿐, 임플란트해야 하는 구강 상태에서는 스케일링만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케일링은 치아의 가장 단단한 바깥 부분인 치관에 부착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 미네랄 등이 합쳐져서 생긴 딱딱한 물질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치석이 처음부터 생기는 것은 아니고 입속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 침 안의 끈끈한 점액 성분이 미생물 막을 만들고 증식해 치태를 형성한다. 허 원장은 “치태는 칫솔질만으로도 제거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서 돌처럼 굳게 되면 칫솔질로는 더 이상 제거되지 않는 치석이 된다. 치석은 치과 기구인 스케일러를 통해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지 구강질환은 크게 4단계로 분류된다. 1단계는 치석과 치태가 없고 밝은 핑크색 잇몸을 가지고 있는 건강한 상태로 규칙적인 칫솔질만으로 구강 관리가 가능하다.

2단계는 치태와 치석이 형성되는 단계로, 치석이 생긴 잇몸이 미세하게 붉은색을 띠고 부어오르며 칫솔질할 때 피를 보이기도 한다. 이때 칫솔질은 치태 형성을 억제하는 정도며,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선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 스케일링 시술을 받으면 1단계로 돌아갈 수 있으며, 칫솔질만으로 건강한 구강을 유지할 수 있다. 3단계는 잇몸이 만성 염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빨갛게 보이며, 역겨운 구취를 풍긴다. 또한 이빨을 잡아주는 인대와 치조골이 녹아 흔들거림과 통증을 유발한다. 소위 바람만 닿아도 이가 시리다는 ‘풍치’가 이 단계다.

4단계는 치아의 뿌리 끝부분까지 염증이 진행돼 주변 치조골과 턱뼈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으로 치면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상태다. 스케일링으로만 치료하려 한다면 시술 후 1주일 이내 다시 피가 나고 입 냄새가 심해지며 염증이 더 진행돼 쓸 수 있는 이빨마저 뽑아야 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허 원장은 “잇몸을 절개해 치조골을 일부 삭제하고, 치아를 쪼개고, 녹아내린 치조골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뼈 이식을 하는 등의 치료를 해야 해 치과 전문 장비를 보유한 치과 진료 전문 수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이빨을 무 뽑듯 뽑는 것이 아닌 살릴 수 있는 이빨을 최대한 치료하기 위해 전문 동물병원이 존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진홍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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