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받혀 30m 튕겨 나간 오토바이 운전자 ‘기적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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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 해운대 중동역 인근 교차로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포르쉐 차량이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있다. 보배드림 제공

“차와 충돌 후 수십m나 튕겨 나간 데다 차에 깔리기까지 했는데 목숨을 건졌다니 기적입니다.”

지난 14일 발생한 ‘포르쉐 7중 연쇄 추돌 사고’(부산일보 9월 16일 자 2면 등 보도)로 중상을 입은 A(40) 씨를 구조한 이장수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 팀장의 말이다. A 씨는 오토바이 운전자로, 사고 당시 포르쉐 차량에 가장 먼저 부딪혀 30m 앞으로 튕겨 나갔다.

사고 현장에서 연쇄 추돌 상황을 직접 목격한 대다수 시민은 화들짝 놀란 후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현장이 처참해 A 씨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해운대 사고 당시 가장 먼저 충돌
오토바이 40m 밀려가고 몸은 차에 깔려
온몸 골절상에도 의식은 뚜렷  
헬멧 착용·같은 방향 충돌로 화 면해
타지 사는 노모가 홀로 중환자실 간병

다행히 A 씨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는 상태다. 몸 곳곳에 골절상을 입은 A 씨는 현재 부산대학교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조만간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현재 타지에 거주하는 A 씨의 노모가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을 오가며 A 씨를 홀로 보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한 관계자는 “중환자실 특성상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다. A 씨의 노모가 하루 2차례 정도 허락된 시간에 A 씨를 돌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들은 A 씨가 무사한 것을 두고 하나같이 ‘하늘이 도왔다’고 말한다. 특수구조단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전복된 포르쉐 차량의 보닛 아래에 깔려있었다. 충돌지점에서 수십m 떨어진 곳이었고, 처참히 부서진 오토바이 차체는 사고 지점에서 40m 튕겨 나간 상태였다.

이 팀장은 현장에서 최우선 구조 대상자를 A 씨로 꼽았다. 차량에 깔려 있던 A 씨의 상의 옷가지는 무참하게 찢겨 있었다. 그는 흉부와 복부 통증을 호소했으며, 오른쪽 종아리 피부는 찢어진 상태였다. 사고 직후 의식의 끈을 놓지 않았던 A 씨는 구조대원을 향해 ‘아프다’는 말만 연신 반복했다. 특수구조단의 신속한 구조 작업으로 A 씨는 차량에 깔린 지 약 15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이 팀장은 “A 씨의 경우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사고는 고속도로에서나 일어날 법한 대형 사고였다”며 “30m를 튕겨 나가고도 기적처럼 A 씨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튕겨 나간 A 씨에게 전복된 포르쉐 차량까지 덮쳤지만, 보닛 엔진룸 부품 등 구조물이 빠져 있던 상태라 구겨진 보닛 사이로 공간이 생겨 큰 화를 면했다. 또 시속 140㎞ 이상으로 달리던 차량에 부딪히고도 A 씨가 무사했던 이유로 ‘헬멧 착용’과 같은 방향 진행 중 사고로 인한 ‘완충 효과’가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사고 당시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포르쉐 차량이 뒤에서 충돌할 때 A 씨도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며 “A 씨 오토바이가 포르쉐 차량에 부딪힌 후 도로 위로 미끄러져 상대적으로 충돌 여파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5시 40분께 대마초를 흡연하고 운전대를 잡은 B 씨는 해운대구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연쇄 추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 직전 해운대역 인근 지점에서 2차례 뺑소니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 사고로 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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