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8일 만에 두 자릿수 확진… '일상 접촉' 안심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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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일 38일 만에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방역 당국이 단기 목표로 잡았던 ‘신규 확진자 100명 미만’엔 겨우 들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더욱이 부산에선 동아대생 누적 확진자가 9명으로 는 것 외에 한 식당에서 식사한 4개의 다른 테이블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와 일상 접촉도 매우 위험하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바다.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방역 매뉴얼을 잘 준수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연쇄 집단감염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느슨해질 수 있는 경각심을 바로잡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추가 연장
방심은 금물, 시민의 힘으로 극복을

정부가 20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오는 27일까지 연장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명처럼 다수 시·도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 비율도 높아 지역사회의 잠복 감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언급했지만 추석 연휴(9.30∼10.4) 특별방역 기간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현재의 2단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입장에선 2단계 유지 소식이 아쉽겠지만, 추석 연휴와 개천절이라는 또 한 번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실제 올해 5월 황금연휴, 8월 여름 휴가철을 전후해서도 확진자가 대폭 증가한 바 있다.

일상 접촉에 따른 감염 위험성은 더욱 간과하기 쉽다. 소그룹 전파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2주 새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은 최고치(28.1%)를 찍은 뒤 20일 소폭 하락했다. ‘숨어 있는 환자’를 찾지 못하면 감염 경로 파악 또한 속수무책이다. 이른바 ‘n차 감염’의 위험성이다. 동아대생 확진자만 하더라도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거나 같은 학과 동아리 소속으로 단체 활동을 하면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시가 브리핑한 식당 집단감염의 경우는 2m 이상 떨어진 테이블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고기 굽는 환풍구를 통한 집단 감염을 의심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방심은 금물이다.

올해는 추석 귀향도 자제하는 분위기인 만큼 국민 개개인이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방역에 협조하길 당부한다. 당장은 답답하지만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방역에 협조할 때 우리 모두의 일상을 한시라도 빠르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기우 같지만 연휴 기간 일부 휴양지와 관광지에 숙박 예약이 몰리고 있다는 풍문은 사실이 아니길 빈다. 불요불급한 모임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맞다. 성숙한 시민의 힘으로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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