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노리는 거포 내야수 나승엽 설득 나서는 롯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롯데가 2차 지명을 감행한 나승엽.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도박을 감행했다.

롯데는 전체 1순위로 강릉고 좌완 에이스 김진욱(19)을 지명했다. 김진욱은 올해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강릉고의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와 우수투수상을 획득, 특급 유망주로 평가됐다. 김진욱 지명은 누구나 예상한 수순이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서 지명
미네소타와 이미 구두 계약 마쳐
성 단장, 롯데행 설득 미국행
나 선수 측 “미 진출 변함 없어”

그러나, 롯데의 승부수는 2라운드에서 나왔다. 올해부터 직전 시즌 하위 2개 팀은 1차 지명에서 지역 연고를 벗어난 전국단위 지명이 가능하다.

롯데는 당초 전국단위 1차 지명을 통해 훗날 한동희와 함께 ‘포스트 이대호 시대’를 이끌어 갈 거포 내야수인 덕수고의 나승엽을 지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8월 나승엽이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는 절망에 빠졌다.

롯데는 나승엽 대신 1차 지명으로 고교 최고의 포수인 장안고의 손성빈을 지명했다. 하지만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로 불리던 나승엽을 놓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메이저리그 구단의 해외 계약은 내년 1월부터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현재 나승엽은 어떤 프로팀과도 계약하지 못한 ‘무적’ 상태임이 밝혀졌다.

결국 롯데는 모험을 선택했다. 2차 2라운드 1순위(전체 11순위)라는 높은 순번의 지명권을 사용해 나승엽을 전격 지명한 것이다.

이미 해외 구단과 구두계약까지 마친 선수를 지명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미래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는 상위 지명권 한 장을 허무하게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나승엽 설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이 직접 나승엽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행에 오른다. 상위 지명권 하나를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사위를 던진 롯데가 나승엽 영입을 위해 사활을 건 것이다.

롯데 구단은 “해외 진출이라는 이슈가 아직 남아 있으나 선수의 재능을 생각한다면 지명권을 잃더라도 2라운드에서 지명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나승엽의 국내 잔류 설득과 계약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나승엽 측은 "롯데가 지명을 통해 좋게 평가해 준 점은 감사하나 미국 진출 뜻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박진국 기자 gook72@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