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습 발견했다는 평가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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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바’ 주연 신민아

23일 개봉한 배우 신민아 주연의 영화 ‘디바’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디바’(DIVA). 이탈리아어로 ‘여신’이라는 뜻의 이 단어엔 정반대 의미가 하나 더 있다. 전설 속의 괴물, ‘악귀’다. 23일 개봉한 영화 ‘디바’ 속 주연 신민아(36)의 모습은 제목 그 자체다. 해사한 미소 뒤에 감춰진 캐릭터의 서늘한 욕망이 스크린 위로 드러나는 순간 관객은 단숨에 스크린으로 빠져든다.

신민아는 이 작품으로 오랜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2014년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6년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신민아는 “내 ‘살점’과도 같은 작품이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슬럼프 빠진 다이빙 선수 연기
밝은 미소 뒤 서늘한 욕망 캐릭터
“고소 공포증, 매일 훈련으로 극복”

스크린 속 신민아는 묘한 분위기를 가득 풍긴다. 그가 맡은 ‘이영’은 실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다이빙 선수. 동료 수진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뒤 기억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인물이다. 신민아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이영을 그리고 싶었다”며 “익숙하지 않은 성격과 직업을 가진 캐릭터라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다”고 회상했다.

외적인 표현에도 힘썼단다.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에 머리카락을 질끈 묶어 올리고 몸에 딱 맞는 수영복을 입었다고. 그는 “다이빙 대회 영상을 참고해 실력 있는 캐릭터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도 있었다. 처음 캐릭터를 마주했을 땐 어색했지만, 캐릭터를 그려 갈수록 연예인인 자신과 상황이 비슷하다고 느꼈단다. 신민아는 “저 역시 끊임없이 뭔가 평가를 받는 직업이라 이영과 비슷한 면이 있다”며 “자괴감, 질투감을 느끼는 점에서 감정적으로도 캐릭터에 많이 공감되더라.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내 마음이 어떤지 들여다보곤 했는데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고소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도 관건이었다. 신민아는 이번 작품에서 10m 높이 다이빙대에 직접 올랐다. 그는 “고소 공포증이 있어 높이에 대한 부담이 컸다”면서 “처음엔 촬영은 고사하고 서 있기만 해도 힘들었다. 나중엔 다이빙대 위에서 편하게 간식도 먹었다”며 웃었다. “다행히 코치님이 단계별로 훈련하도록 해서 소화할 수 있었어요. 수영복은 전투복이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죠. 자칫 촬영하다가 다칠 수도 있으니 4개월간 매일 4~5시간 정도 운동하며 근육도 만들었어요.”

신민아는 “이 작품에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 스태프가 주축인 영화라는 점이고, 새로운 결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게 또 다른 이유란다. 신민아는 “배우들과 감독님, 제작진 대부분이 여성인 영화”라며 “영화에 관심을 두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욕망 있는 면모는 배우의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 그는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더라”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들으면 설레고 흥분된다. 익숙한 역할을 넘어 악역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중학생 때 잡지 모델로 데뷔한 신민아는 연기자로 20년을 보냈다. 로맨틱 코미디와 정치물, 스릴러까지 연기 폭을 넓히고 있는 그는 다음엔 가족 이야기를 다룬 영화 ‘휴가’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다이빙이 전부인 이영처럼, 지금 저에게도 연기가 인생 전부에요. 배우는 이번 생애 저와 함께 가야 할 가장 친한 친구 같아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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