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에어서울 ‘한 지붕 제 살 깎기’ 멀어지는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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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생존 대책’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제 살 깎기’식 저가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중앙 정부나 부산시의 정책 자금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에어부산은 올 들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811.8%에서 올 상반기에 1883.2%로 폭증했다. 전 분기 3000억 원 규모였던 여객운송 수익이 1000억 원 규모로 줄어드는 등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정상화를 위해선 매출이 증가해야 하지만 LCC의 출혈 경쟁이 매출 증가를 가로막고 있다.

에어서울 김해~김포 노선 취항
“아시아나 계열사 간 경쟁” 비판
저비용항공사 출혈 경쟁 심화
에어부산 재무구조 급격 악화
정책자금 기대 못 해 회생 난항

수익성 높은 국제선이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에서 에어부산의 국내선 주력 노선인 김포~김해 노선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취항 항공사가 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8월 김포~김해 노선 취항 항공사는 에어부산 이외에는 대한항공, 제주항공뿐이었다. 그러나 생존 위기에 몰린 LCC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선 증편에 나서면서 지난달에는 김포~김해 노선 취항 항공사가 6개로 늘어났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이 이 노선에 뛰어들면서다. 이 때문에 지난달 김포~김해 노선의 운항편수는 2554편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나 늘어났다.

특히 김포~김해 노선의 LCC 경쟁에 에어부산와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서울까지 참여한 데 대해선 항공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도 LCC계열사인 진에어가 같은 노선에 취항했지만 대형항공사(FSC)와 LCC는 서비스 형태가 달라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같은 계열사 회사인 데다 서비스 형태도 같아 제 살 깎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간에 교통정리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계열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에어서울은 에어부산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일본 노선에 주력하던 에어서울은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막히자 국내선 취항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면 에어서울은 김해~김포 노선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 승객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선 출혈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모회사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에어부산은 정책 자금 지원도 쉽지 않은 상태다. 부산에선 에어부산에 대해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가 나서 ‘지역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실적인 장애물이 많다.

최근 에어부산의 증자설이 나오는 가운데 에어부산 지분의 4%정도를 갖고 있는 부산시는 증자 참여에 대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증자에 참여하려면 예산도 있어야 하고 시의회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모두 쉽지 않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시 재정에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에어부산 지원 방식에 대해 “시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게 아니라 중앙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에어부산 지원을 위한 항공박람회 등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이 역시 어려운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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