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이냐 김해냐” 이낙연 대표가 신공항 결자해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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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장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이 추진될 것이란 불안을 일단 진정시켰다. 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김해공항 확장 여부 결정이 정부 선택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확장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검증해 왔다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검증위는 그동안 결정적 요소인 안전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강하게 받아 왔다. 이번 주 중으로 예상되는 검증위 발표를 앞두고 안전분과 위원들을 배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동남권 주민, 신공항 헛공약 더는 안 속아
관문공항 필요성에 공감하는 자세 가져야

동남권 주민은 이런 여당 대표의 입장 발표로 다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검증위 발표가 나오더라도 아예 가덕신공항 건설이 물 건너 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 대표가 정부 선택 기준으로 ‘관문공항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언급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굳이 안전 문제가 아니더라도 김해신공항은 24시간 운행 불가능, 소음 문제 등으로 관문공항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가덕신공항은 김해신공항이 지닌 여러 단점을 보완하면서 국토를 고루 발전시킬 균형추 기능을 충분히 할 곳으로 판명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대표의 발언으로 가덕신공항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장 급한 게 김해신공항 백지화이고, 이 대표의 시선도 일단은 그 지점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기대를 거는 건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가덕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혔던 이 대표가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 견해를 재차 피력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하건대 김해신공항이나 가덕신공항은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전직 총리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인 이 대표의 의견을 정부가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이제 관건은 이 대표의 언행일치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국토균형발전의 초석인 신공항 건설을 입에 담으면 뭐 하나. 선거 때는 철석처럼 약속해 놓고는 정세가 바뀌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관계자를 통해 부인해 오지 않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러니 어찌 또 이 대표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부인하긴 어렵다.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나 2022년 대선을 전후해서 신공항과 표를 놓고 흥정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검증위 발표 후 조속히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게 옳다. 미적거리면 신공항을 또 악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김해신공항 검증위를 띄울 당시 총리였다.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신공항은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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