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름달 아래건만… 여 “민생 정치 당부” 야 “국민 분노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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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여야 원내대표는 차례대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혀 다른 내용의 명절 민심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가 민생을 위해 일을 해 달라고 국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씀을 주셨다”며 위기 극복에 대한 힘을 얻었다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권을 향한 국민들의 들끓는 분노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개천절집회 대응 등 논란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평가를 했다.

원내대표가 전한 추석 민심 ‘판이’
김태년, 여야 협의체 가동 압박
●주호영, 공무원 피격 청문회 주장
개천절 집회·공수처 등도 ‘상반’
지역 의원 부산 민심 체감도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왼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종호 기자 kimjh@


이날 오전 먼저 간담회를 진행한 주 원내대표는 추석 민심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에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사건을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반드시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는 말들이 당내 의원들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도 울분 토하는 사람 많았다”며 “이렇게 (정권이)잘못하는데 야당이 뭐 하느냐는 질책 많았다. 더 치열하게 싸워 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군 상부에서 ‘7.62㎜ 소총으로 사살하라’고 지시한 것을 우리 군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군 특수정보에 따르면 북한 상부에서 ‘762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군 소총 7.62㎜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사살하란 지시가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해수부 직원의 유해 송환과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청문회를 비롯한 모든 가능한 조처를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간담회를 연 김태년 원내대표는 청문회 요구에 남북 공동조사가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즉각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실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만 (조사)해서 밝혀질 수 없다”며 “(남북)공동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문회로 얼마나 실효성 있는 사실 규명에 접근할지는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김 원내대표는 “국민이 이구동성으로 정치권에 한 말씀은 일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민생정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여야 상설 국정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을 야당에 재차 압박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서도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의 추천을 공언했다”며 “약속대로 추천을 기다리는데 마냥 지연하지는 못한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야당이 여권의 실책을 부각하는 반면, 여당은 야권이 발목을 잡는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국회 입법 과제 중 하나인 ‘공정경제 3법’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계와 시민사회 의견도 경청하고 야당과의 논의도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개천절 행사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이)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눈 게 없다고 (김 위원장으로부터)전해 들었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의 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봉쇄를 두고도 견해를 달리했다.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 방역은 지금 거의 준전시상황이다, 이렇게 보고 우리가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광화문 광장을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다”며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이라고 규정했다.

부산 국회의원들의 체감 여론도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재난지원금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중소 상공인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지원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사상) 의원은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어렵다, 힘들다, 답답하다, 뭐하고 있냐, 그리고 나훈아였다”며 “국민들이 기댈 곳이 없어 많이 외롭고 답답해하시는 것 같았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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