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논란 해소 팔 걷어붙인 이낙연, 신공항 ‘불씨’ 살렸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4일 인터뷰를 통해 검증 막판 ‘불공정 시비’에 휩싸인 김해신공항 문제에 적극적인 관여 의지를 표명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부산·울산·경남 숙원인 동남권 신공항 요구에 단순히 응답했다는 수준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지닌 행보로 비친다. 그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자 김해신공항 검증위를 띄울 당시 국무총리였다는 점에서 ‘결자해지’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가덕신공항 추진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지지’ 입장을 숨기지 않은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인호(부산 사하갑) 당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여당 대표로서 문제를 풀어 보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했다.

PK민심 비상 걸리자 ‘결자해지’
이번 주 부울경 의원과 직접 회동
청와대와도 사전 교감 가능성
지역 지지 얻을 ‘카드’ 나올 듯

우선 이 대표는 이번 주 초 김해신공항 검증 문제와 관련해 당내 부울경 의원들을 비공개로 직접 만난다. 김수삼 검증위원장의 ‘전횡’을 우려하는 지역 정치권의 ‘오해’를 불식하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검증위 논란에 대해)직접 ‘파악’을 했고, 검증에 대해 불충분하고 불완전한 정보가 (부울경 시민들의)오해를 샀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부울경의 우려가 오해였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과 의견 교환을 통해 내린 결론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김수삼 검증위’를 출범시킨 당사자다.

특히 회동에선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검증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을 전망이다. 만남 시점도 검증위 기자회견 직전으로 예정됐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증 중립성에 대한 부울경 반발을 무마시키는 차원을 뛰어넘어 지역의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카드’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 차기 대권 레이스에 나선 이 대표의 핵심 승부처는 부울경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추석 명절을 전후해 신공항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관문공항다운 관문공항이 들어서길 바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부울경 시민들이 그걸 원하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일부에선 이 대표에게만 ‘기댈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 신분에서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정세균 총리가 아닌 이 대표가 나서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일종의 ‘월권’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는 ‘가덕신공항 추진이 대통령 공약은 아니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 총리 대신 이 대표가 ‘총대를 멨다’는 분석도 있다. 이럴 경우 이 대표가 정 총리는 물론 청와대와도 사전에 교감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대표 측은 청와대와의 조율 여부에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부울경에선 이 대표가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 나쁠 게 없다는 기류가 많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나 정 총리, 누가 됐든 김해공항 확장을 통한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이 타당하지 않다는 판정이 이번에는 꼭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