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한전 포장마차 거리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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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지난달 음주 차량이 12명을 친 부산 서면 한전 포장마차 거리(busan.com 9월 27일 자 보도)가 폐쇄된다. 부산진구가 수십 년 동안 불법 영업을 외면하다 인명 피해 발생 뒤에 영업 금지 조치한 것에 대해 ‘늑장 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부산진구는 지난달 28일부터 서면 한전 앞 포장마차 거리가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해당 지역의 포장마차 영업을 금지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오전 4시 26분 A 씨가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이곳 포장마차 손님들을 치었다. 이 사고로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비좁은 차도를 따라 포장마차가 늘어선 탓에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음주차량 덮친 뒤 영업 금지 조치
부산진구, ‘늑장 행정’ 비난 받아


지난달 27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전 앞 포장마차 거리에서 음주 차량이 포장마차 손님들을 치어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경찰청 제공


사고가 난 곳은 삼정타워 건물 뒤편 이면도로(신천대로50번길)다.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 입구가 있어 통칭 ‘서면 한전 포장마차 거리’로 불린다. 1990년대 도시환경 정비목적으로 서면 학원가 일대의 포장마차 단속이 강화되자, 이곳을 중심으로 포장마차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산진구는 그동안 이곳을 ‘잠정허용구역’으로 정하고 포장마차 영업에 대해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폐쇄 전까지 주류 판매점 12곳과 분식류 판매점 3곳 등 포장마차 15곳이 영업을 이어왔다.

이들 포장마차는 너비 8m 왕복 2차로의 한쪽 차선을 완전히 점용했었다. 이에 끊임없이 교통사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후문 일대의 포장마차 거리는 일방통행이고 양쪽에 인도가 있지만, 이곳은 인도가 없어 밤이면 차량이 보행자와 포장마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상황이 연출돼 왔다.

이 도로를 지나 학원을 다니는 김 모(26) 씨는 “삼정타워가 들어서면서 차량 통행량도 부쩍 늘어 지날 때마다 아찔했다. 이번엔 다행히 큰 부상자가 없었지만, 언제든 큰 사고가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뒤 부산진구는 포장마차를 철거하고 보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교통콘(라바콘)을 설치했다. 부산진구는 포장마차가 다시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도로 가장자리에 화분을 설치하고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U자형 볼라드’(차단 말뚝)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영업 금지 조치에 포장마차촌 업주들의 반발도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잠정적으로 영업을 허용한 만큼 하루아침에 쫓아내는 건 일방적인 행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장사를 해 온 B 씨는 “아무런 말 없이 하루아침에 내쫓으니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입장에서 앞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서유리·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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