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결속 다져 새바람 불어넣겠습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성호 신임 극지연구소장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6일 취임한 강성호(58)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설 극지연구소장은 취임 첫 화두로 ‘코로나19’를 꺼내 들었다.

남극 세종기지, 장보고기지 책임 기관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진 극지연구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바람이 연구소 운영의 큰 흐름을 바꿔놨기 때문이다.

남·북극 연구 진두지휘 '베테랑'
"코로나 영향 극지 근무 방식도 변화
빅테이터 수집 등 언택트 연구 모색"

당장 오는 31일 남극 연구기지로 떠나는 아라온호에는 정예 대원 15명만이 탑승한다. 통상 80~90명 정도의 규모에서 5분의 1로 대원 파견 규모가 줄었다. 강 소장은 “무보급, 무정박 왕복 5개월 여정으로 소수정예 대원만 탑승해 장보고기지와 세종기지 연구원 교대를 진행한다”며 “대원 교대는 항공편으로 이뤄졌으나, 코로나19로 항공편이 모두 끊겨 남극 기지 개설 이후 처음으로 아라온호를 통해 대원 교대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에 이번 아라온호를 통한 대원 교대를 초석 삼아 ‘언택트’ 연구를 강화하는 것도 강 소장의 취임 일성 중 하나다. 강 소장은 2009년 제23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장으로 재직했다. 남·북극 해양조사에도 37회 참여한 연구소 내 극지연구 ‘베테랑’으로 통한다. 강 소장은 “장기적으로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대원들이 가지 않고도 빅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 방식을 통해 극지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극지연구소 개설 이후 7번째 소장으로 부임하는 강 소장에게는 연구소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도 과제다.

과거에는 극한의 극지연구 업무를 수행하며 연구원 간 ‘한솥밥’ 정서가 있었으나 현재는 많이 사라진 점을 강 소장은 우려한다. 강 소장은 “전임 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퇴임한 뒤 연구원 간 결속력을 높이고 연구소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저에게 구성원들이 준 숙제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인하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해양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KIOST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소에 입사한 후 1999년 국내 최초로 태평양 북극결빙해역에 대한 국제 해양공동연구에 참여해 북극 진출 초석을 다졌다.

또한 2002년 한국이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9년 제23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장, 2013년 극지연구소 극지해양환경연구부장을 거쳤다. 지난해 극지연구소 부소장에 임명됐으며, 올해 6월부터는 소장 직무대리를 3개월간 수행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