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으로 4대 시중은행 배 불려” 낮은 수익률에도 수수료 ‘왕창’ 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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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정감사

4대 시중은행이 운용하는 퇴직연금의 연 수익률이 1%대로 적금 이자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이들 은행의 운용수수료 수입은 연 3000억 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수수료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지만, 은퇴자들을 위한 수익률 제고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 1%대 수익률, 적금보다 못 해
운용 수입은 매년 수백억씩 증가

8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현황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기준 이들 은행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확정급여(DB)형 1.68%, 확정기여(DC)형 1.69%, 개인(IRP)형 1.16%였다. 이는 지난해와 견줄 때 각각 0.02%포인트(P), 0.73%P, 1.60%P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 금융회사에 지급한 평균 수수료 0.48%를 빼면 퇴직연금 실제 수익률은 은행 적금만도 못한 셈으로,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의 취지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DB형 수익률은 신한은행 1.79%, 하나은행 1.71%, 국민은행 1.64%, 우리은행 1.58% 순이었다. DC형 또한 신한은행이 1.91%로 가장 높았으며, 하나은행 1.71%, 우리은행 1.61%, 국민은행 1.52%였다. IRP형의 경우 신한은행 1.33%, 하나은행 1.3%, 우리은행 1.05%, 국민은행 0.95%였다.

반면, 이들 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퇴직연금 운용수수료 수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는 2017년 2602억 원에서 2018년 3129억 원, 2019년 3566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에 1556억 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1조 원을 돌파했으며,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적립금액은 74조 6829억 원에 달했다.

전재수 의원은 “퇴직연금이 턱없이 낮은 수익률로 은퇴자의 98%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실정”이라며 “수수료 인하와 디폴트 옵션 도입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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