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임박, 손 놓고 있는 정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원안위의 연근해 해역 오염수 삼중수소 분석지점 32곳(32개 정점) 현황※ 적색 테두리 표시 구역은 추가된 삼중수소 분석 지점 10개, 황색 테두리 표시 구역은 주요 해수 유입 감시 강화 지점 6개. 자료 출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준호 의원실 제공 원안위의 연근해 해역 오염수 삼중수소 분석지점 32곳(32개 정점) 현황※ 적색 테두리 표시 구역은 추가된 삼중수소 분석 지점 10개, 황색 테두리 표시 구역은 주요 해수 유입 감시 강화 지점 6개. 자료 출처: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준호 의원실 제공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37만t에 대한 방출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오염수 방출에 대비한 정부 방안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이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더라도 결국 부산 앞바다를 비롯한 우리나라 연안까지 오염된 해류가 흘러들어 온갖 피해를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해양수산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탱크에는 전체 용량 125만t의 약 98%인 123만t이 채워졌다. 용량을 증설해도 2022년 포화(137만t)가 불가피하다.


2022년 저장탱크 포화상태 도달

日 스가 “임기 내 오염수 문제 해결”

부산 직격탄, 방사능 확인 ‘한계’

해류 타고 수년 뒤 유입 초비상


저장 용량이 한계에 이르면서 일본 스가 행정부는 곧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임기 내 오염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고, 일본 정부는 이미 올 4~9월 대국민 온라인 의견 수렴과 6차례 공청회에 이어 이달 8일 7번째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오염수 방출을 위한 이해관계자 협의에 들어갔다. 이 협의가 마무리되면 내각부 결정 단계로 넘어가는 등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은 현실화된다.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로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세슘이나 플루토늄과 달리 삼중수소는 물로 희석한 후 바다에 방류하는 방법밖에는 묘안이 없다고 도쿄전력은 밝히고 있다.

이렇게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년 뒤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연안에 유입될 것으로 해양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가 우리 연안에 언제 흘러들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나, 일본 측의 해양방출 세부정보 부재, 연구기관별 예측모델에 사용하는 해류·기상정보 등이 서로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후쿠시마에서 방출된 오염수는 일반적으로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을 대양 순환하는데, 대양순환은 수년에서 수십 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출이 국민 건강과도 직결되므로 관계부처가 범정부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했을 때 방사능 농도나 방출량을 우리 정부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오염수내 방사성 물질의 국내 해역 유입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모두 71개 정점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해오고 있다. 해역조사와 관련, 원안위는 연근해 해역 32개 정점, 해수부는 연안 해역 39개 정점이 각각 설정돼 있다.

현재로선 국내 연근해 해역과 연안에 한정된 방사능 분석지점 71곳(71개 정점)에서 인근 해역 오염수농도만 수동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자료를 원안위에서 제출받은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원안위는 올해 (연근해 해역) 삼중수소 분석지점을 확대했으나 분석지점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 삼중수소 분석지점 32곳(32개 정점) 중 한·일 중간수역은 3곳뿐인 데, 중간수역 분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의원은 또 “한·일 간 오염수 정보 공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이 원안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양국 규제기관이 MOU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 즉각적인 정보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