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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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소리도 없이’ 개봉

‘소리도 없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선과 악, 진실 등 인간의 가치 판단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돌멩이’와 ‘소리도 없이’다.

영화 ‘돌멩이’는 사람들의 선입견과 편견, 믿음의 태도에 날카로운 칼날을 겨눈다. 15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김정식 감독은 시리도록 차가운 현실을 카메라 속 세상에 섬세하게 담았다. 감독은 8살 지능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가 겪는 일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잘못된 시선을 수면 위로 끄집어낸다. 친구를 응급 처치하려던 석구가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리고, 이후 마을 사람들이 석구를 철저히 외면하는 모습 등은 부적절한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석구를 되돌아보게 한다.

어디 이뿐일까. 영화는 선과 악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규정짓지 않는다. 청소년 쉼터 소장인 ‘김 선생’을 그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김 선생은 표면적으로는 악인처럼 그려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역시 피해자라고 믿는 인물을 지키기 위해 뚝심 있게 행동할 뿐이다. 배우 김대명과 송윤아, 김의성 등의 깊은 감정 연기가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설득력 있게 전한다.

배우 유아인이 나선 ‘소리도 없이’는 영화적 재미와 짙은 여운을 모두 잡았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는 납치한 아이를 맡기고 죽은 의뢰인으로 인해 갑자기 유괴범이 된 두 남자의 범죄 생활을 그린다. 범죄물 장르 안에서 선과 악에 대한 통찰을 깊게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는 인간의 ‘선악’ 판단이 환경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비춘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맞고 틀린 것과 옳고 그른 것에 대한 도덕적 가치 판단의 기준이 모호해진다. 근면 성실하고 순수한 태인과 창복의 모습은 범죄가 벌어진 상황과 대비돼 올바른 가치 판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더 짙게 한다. 배우들의 현실감 있는 연기가 그 메시지를 단단하게 전하는 데 한몫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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