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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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사전적 풀이는 ‘몸에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함’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육체·정신·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신적 건강은 고민이나 걱정거리 없이 마음이 평안한 상황을 의미할 테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정신건강은 일하고, 사랑하고, 놀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했다. 아무리 신체적으로 건강하거나 재산이 많더라도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지난 10일은 WHO가 1992년 제정한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었다. 이날을 만든 목적은 정신건강에 관한 올바른 인식 제고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 고취에 있다. 정신건강은 뇌의 장애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증, 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공황장애 같은 심리적 질환까지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12%에서 정신질환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25%가량만 진단과 치료 혜택을 받는다. 특히 우울증 환자는 전 세계에 1억 5400만 명이나 된다. 정신적 장애가 있을 경우 삶의 질 저하, 사회적 고립, 높은 사망률로 이어지기 쉽다고 한다. 이로 인한 개인과 가정의 고통은 물론이고 사회·경제적으로 드는 비용이 막대한 데 심각성이 있다.

우리 정부도 2017년 개정 시행된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10월 10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정해 매년 지자체와 함께 기념사업을 벌인다. 부산시는 다음달 27일까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키 위해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가 많으나 잘 풀지 못해 병적인 지경에 이른 ‘화병(火病)’이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숱한 우리 민족인 만큼 당연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대유행이다. 코로나와 ‘우울(Blue)’을 합친 이 말은 방역에 필요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에 따른 일상의 큰 변화에서 비롯된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증을 뜻한다. 너무 많이 사용돼 지난 8월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코로나 우울’로 순화해 쓸 것을 당부했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정신질환이 생기거나 심해졌다는 각종 조사결과 발표도 잇따르는 현실이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심리적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사회에 만연한 코로나 우울을 국가 질병코드에 넣어 정책적으로 관리한다면 국민의 정신건강에 이롭지 싶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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