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한국교통안전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진선미(오른쪽)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가운데) 간사, 국민의힘 이헌승 간사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신공항 문제 패싱하고픈 국토위 vs 이슈화가 절실한 부산.’

13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부울경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 문제가 거론될지 관심이 모인다.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적정성 검증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신공항 문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관장하는 국토위는 무관심과 당리당략 등에 치우치며 이슈화를 꺼리는 모양새다. 이에 부산시의회와 부산 지역 시민사회는 국토위 위원들을 상대로 가덕신공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늘 국토위, 부산시 대상 국감
수도권 의원 많아 신공항 무관심
시의회·시민 ‘이슈화’ 행동 나서
국토위원장에 ‘가덕’ 결의안 전달
국감장 인근서 대규모 집회 계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오전 11시부터 부산시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국감에는 국토위 소속 위원 30명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토위가 신공항 문제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관장하지만 국토위 위원 30명 중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부울경의 최대 현안인 신공항 문제에 관심이 없다. 여기에다 국토위의 구성을 봐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토위는 신공항 문제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부산시는 국감을 앞두고 국토위에 가덕신공항 후보지와 김해신공항 후보지에 대한 현장 방문을 건의했지만 국토위는 “(김해신공항)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중론에 현장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감에서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토위 위원으로 국토위 야당 간사인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과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이 있지만, 이들 역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헌승 의원의 경우 지역구 공약이자 주요 현안인 철도시설 이전 문제 등에 질의를 대부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동만 의원 역시 지역구인 기장군의 현안에 대한 질의와 격려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야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의 야당 의원들이 최근 가덕신공항 지지 성명을 내며 정치적인 입장은 정리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신공항과 관련해 더 나아간 질의가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여전히 부산시 국감을 국토위가 신공항 문제에 이해를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회는 신상해 의장이 국감 시작 전 진선미 국토위원장을 만나 부산시의회가 결의한 ‘가덕신공항 건설 촉구 결의안’을 대표로 전달하고, 국토위 위원 질의석에도 결의안을 비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과 동남권관문공항추진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24시안전한신공항촉구교수회의 등 6개 모임·단체는 국감 개회 전인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800만 부울경 시민의 가덕신공항 건설 촉구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집회와 기자회견을 연다. 주최 측 관계자는 “스러져 가는 부울경의 재도약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현안인 가덕신공항 건설을 국토부에 건의해 줄 것을 국토위 위원들에게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공항교수회의 공동대표인 박영강 동의대 명예교수는 “국토위 위원들은 대부분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둬 그동안 가덕신공항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김해신공항을 유지하려는 국토부와 소통을 하고 있다 보니 국토부의 의중과 함께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국토위 위원들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의 측면에서 가덕신공항 문제에 더 많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