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 선샤인 프로젝트’로 성매매 집결지에 햇살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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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동 도시재생을 추진 중인 부산 서구가 이번 주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신청을 통해 300억 원대 예산 확보에 나선다. 부산의 최대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고 지역을 새롭게 재생하는 상징적인 사업인 만큼 공모 당선이 기대된다. 서구는 공모에 당선되면 국·시비 각각 150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320억 원을 들여 내년부터 5년간 재생사업을 추진한다.

13일 부산 서구는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도시재생을 위한 ‘충무·남부민1동 일원 도시재생활성화계획’과 관련해 이번 주 내에 국토부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서구청, 도시재생 청사진 공개
국토부 공모 당선 땐 내년 착수
치유·상권·주민 3개 공간 구성
성매매 거리에 오픈 광장 조성
‘충무혁신상회’로 상권 활성화



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 도시재생을 추진 중인 부산 서구가 국토교통부 뉴딜사업 공모를 통해 국비 확보에 나선다.  부산일보 DB


서구는 앞서 진행한 ‘부산 완월동 일원 골목재생 시민아이디어 공모전’과 ‘골목재생 리빙랩 시민참여단’에서 나온 의견을 용역에 반영해 최종 계획을 확정 지었다. 국토부 뉴딜사업 공모 결과는 공모 신청 이후 실행 타당성 평가를 거쳐 올 12월께 나온다.

서구는 공모 신청을 앞두고 지난 12일 완월동 도시재생 주제를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용역 결과가 종합된 완월동 도시재생 방향은 ‘완월 선샤인 프로젝트’로, 여성인권·지역상권·주민공간 확충을 내용으로 한다.

서구 관계자는 “이후 공청회와 의회 의견 수렴 등이 이뤄지면서 조금씩 수정될 전망이지만 전체적인 틀은 여성인권증진,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공간 확충이다”고 말했다.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부산 서구청 신관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완월동 도시재생은 총 3개 분야 6개 단위 12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다.

먼저 치유·어울림공간 분야의 세부사업으로는 완월어울림센터·현장지원센터·완월 오픈광장 조성, 관련 문화 프로그램 등 성매매 여성의 인권 증진을 위한 공간과 활동이 포함됐다. 완월어울림센터(지상 6층)에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여성지원공간, 마을 전문가 양성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완월 오픈 광장은 거리 문화로 채워질 전망이며 여기에 예술 활동가를 유치해 불법적 성매매로 얼룩졌던 거리를 환히 밝힌다.

두 번째 분야는 상권활력 공간으로, 인근 충무동새벽시장과 연계해 ‘충무혁신상회(지상 7층)’를 건립한다. 이곳에는 부산사회적기업연구원이 이전할 전망이라 마을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또 지역활력 마을 사업을 진행해 전통시장 공통 브랜드를 개발하고 창업을 유도하는 등 마을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세 번째 분야 주민공간 확충에는 지상 3층·지하 2층 규모의 건물에서 ‘주거 생활·안전 케어 센터 조성사업’이 진행된다. 노인교실, 육아돌봄교실, 주민여가 프로그램도 열린다. 이 외에도 골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안심 보행길 사업도 병행된다.

앞서 지난달 서구는 사단법인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완월동 도시재생에 여성단체 참여를 명문화했다. 이는 성매매 업소를 폐쇄하고 주변 경관을 깨끗이 정비하는 것을 넘어 불법적 공간에 대한 성찰과 여성 인권 향상에 대한 서구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일본이 풍기단속을 명목으로 1916년 부산 곳곳의 유곽을 한데 모아 현재 서구 충무동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에 ‘공창’을 만들었다. 이후 미군정 시기에는 사창으로 변모했고 이후 1990년대 말 성행했다. 2004년 성매매 방지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완월동은 영업을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도시재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4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몰수 보전되면서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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