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전선 확대… 野, 이낙연·이재명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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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금감원 직원 간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여야의 ‘라임·옵티머스 사건’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번 사태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부각하며 ‘전선’을 넓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실체 없는 의혹제기가 아닌 근거를 제시하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반격에 나섰다. 수사 확대를 시사한 검찰을 향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 연루 가능성 부각 집중
‘권력비리 게이트 특위’ 발족 공세
2022년 대선까지 ‘쟁점화’ 할 듯
민주당 “의혹 부풀리기” 반격
수사팀 증원 시사 윤석열에 화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국감대책 회의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여당 대표께서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이라고 단정하고 예단하는 건 섣부르다”며 “여당 대표까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주고 보탤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공세를 폈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성일종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이낙연 대표 같은 경우도 물품이 갔다는 것 아닌가”라며 “본인들께서 억울한 면이 있으면 그 부분들은 자연스럽게 해소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서도 “채동욱 씨하고 만났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정조준하며 내년 4월 재·보선, 길게는 후년 3월 대선 국면까지 염두에 두고 ‘권력형 게이트’ 의혹을 쟁점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 수사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통솔하는 검찰에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이 이미 이 수사를 소홀히 하고 방기하고 지연한 사정이 있는 마당에 검찰에 맡기자면서 철저한 수사를 독촉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라며 “민주당이 조속히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기존 사모펀드 비리 특위를 개편해 ‘라임·옵티머스 권력비리 게이트 특위’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4선 권성동 의원이 맡았고,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과 정무위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특위 위원으로 추가 선임됐다.

민주당 전형적인 의혹 부풀리기라고 규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사모펀드의 금융사기 사건”이라며 “국민의힘은 권력 비리 게이트를 주장하는데, 명확한 근거가 있으면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공개하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현재까지 직접 취재해 본 결과 염려할 만한 상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꼬리를 무는 의혹제기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고 한다.

특히 민주당은 옵티머스 관련 수사팀 증원을 지시한 윤석열 검찰총장도 거론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민주당은 검찰의 신속한 옵티머스 수사를 촉구한다”며 “동시에 윤 총장이 장모, 나경원 전 의원 자녀, 박덕흠 의원 등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 수사 지시를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이 한 발짝씩 진전될 때마다 법무부 장관과 여당 관계자들을 향한 실체 없는 의혹이 친 검찰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며 "검찰의 선택적 수사, 나아가 수사권을 앞세운 보복행위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조작에 관여했다거나 파주 의료법인 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이날 열린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감에서도 라임, 옵티머스 등 대형 사모펀드 사건에 대한 감독 실패로 사태를 키웠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전에 부실 징후를 인지하고도 뒷북 대응을 했다는 지적부터 ‘시정조치 시간 끌기’ 등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다양한 문제가 불거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이 청와대 인사가 관여돼 있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윤석현 금감원장은 “사모펀드 수가 워낙 많아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윤 원장은 정치인 등이 옵티머스 사건과 관계돼 있다는 소위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봤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조작된 문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진실성이 낮다고 느꼈다”고 답변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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