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회장 갈등에 전기료 못 내 ‘단전 위기’ 감전동 마트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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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의 한 대형 상가가 3개월 치 전기료를 내지 못해 건물 전체가 단전될 위기에 놓였다. 상가 관리단 회장 선출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은행에서 자금 인출을 막아 전기료 납부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만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형 상가 내 가게 수백 곳이 영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14일 마트월드 관리단(이하 관리단)은 사상구 감전동 마트월드가 사용한 전기 요금 3개월 치를 납부하지 못해 마트월드 건물이 곧 단전될 수도 있다고 14일 밝혔다. 전기료 체납액 1억 3570만 원뿐만 아니라 경비·관리실 직원 9월 급여인 6411만 원도 지급하지 못했다. 관리단 회장 A 씨는 “전기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하면 전기가 끊길 수 있는데 이달 18일이 그 기준일이라 단전 우려가 크다”며 “경비원과 관리실 직원에게 지난달 지급할 임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처지”라고 밝혔다.

상가 회장 선출 문제로 법적 다툼
은행서 관리단 계좌 인출 막은 탓
전기료 납부 못 해 영업 중단 처지

관리단은 보유한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은행 계좌 자금을 사용할 수 없어 전기료와 급여 등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회장 선출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은행에서 관리단 계좌 인출을 막았다. 은행 측이 관리단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하는 B 씨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올해 5월 일부 관리위원이 B 씨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는데, 당시 장소와 절차 등이 부적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B 씨 등이 이후 사무실을 점거하자 당시 회장이었던 A 씨는 올 6월 9일 법원에 업무방해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러자 B 씨는 다음 날인 10일 관리단 명의 통장 22개를 사무실에서 빼낸 뒤 은행 2곳에 자신의 허락 없이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요청했다.

A 씨는 이후 은행 측에 계좌 사용을 요청했으나 지금껏 인출을 거부당했다. 특히 지난달 15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B 씨 등은 마트월드 관리단이나 회장을 참칭해 권한을 행사하거나 사무실 점거 등의 방법으로 관리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이 인용됐지만 은행 측이 계좌 인출을 막고 있다. A 씨는 “C은행은 최근 직원과 경비원 5~8월분 임금으로 지급할 돈은 인출해 줬다”며 “하지만 전기료는 인출을 받지 못해 납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은행 측은 A 씨 측과 B 씨 측이 합의해야만 인출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 결과와 예금 인출 문제는 별개인 것으로 보고, 인출을 해 주지 않고 있다”면서 “계좌가 지급 중지가 된 상황인데, 양쪽이 회장 선출과 임기 문제 등을 두고 벌이던 분쟁을 해결해야 인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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