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닥터] 고양이 염증성 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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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자주 긁거나 고름·출혈 등 증상

서근주 원장이 보호자와 상담하고 있다. UN동물의료센터 제공

행운이(3개월·코리안 숏헤어)는 만성 외이염(귀에 염증이 일어나는 질병) 때문에 치료를 받았으나 귀 상태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했다. 검이경으로 귀 안을 검사한 결과 왼쪽 귓구멍 속에 물이 가득 찬 염증이 발견됐다. 고름 성분의 물을 제거한 후 다시 검이경 검사를 진행해 본 결과, 붉은빛의 혹 덩어리가 드러났다. 행운이는 혹을 적출하는 치료를 받았다.

행운이의 질병은 ‘염증성 폴립’이다. 폴립은 귓구멍과 비인두에 자주 발생하는 혹으로 대부분 양성 종양이며 악성은 드문 편이다.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통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UN동물의료센터 서근주 원장은 “염증성 폴립을 앓고 있는 고양이의 경우 대개 귀를 많이 긁거나, 반복되는 외이도 고름, 동반 출혈, 재채기, 기침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며 “그러나 심한 경우 눈동자가 흔들리는 안구 진탕이나 눈 검은자의 수축, 양측 눈꺼풀의 비대칭, 안구함몰 등의 증상 등을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귓병 치료를 해도 재발하고 호전이 없다면 귓속을 검이경 검사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이경 검사는 귀 내부를 검진하는데 사용되는 장치로 귀 안을 들여다보며 문제를 진단하는 검사다. 대부분 검이경 검사를 통해 육안으로 혹을 발견할 수 있지만, 간혹 특수한 경우 CT 검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귓구멍 안, 목구멍 위쪽에 혹이 있으면 짧은 마취 후 전용 겸자로 적출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서 원장은 “염증성 폴립은 보통 치료 후 1~2주 정도 내과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수월히 회복되는 질병”이라며 “가끔 제거가 까다로운 위치에 혹이 있을 경우 고막이나 비인두 쪽으로 접근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치료받는 것을 가장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거된 염증성 폴립은 뿌리까지 완벽히 제거하면 재발할 확률이 거의 없다. 적출 후에는 1~2주 약을 먹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다시 한번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으면 된다.

서 원장은 “염증성 폴립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질병인 탓에 예방할 방법은 따로 없다. 보통 어린 고양이에게서 자주 발견되니 초기에 동물병원을 방문해 귀를 포함한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박진홍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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