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노멀 시대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마스터플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덕현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협력관 관광학 박사

코로나19는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그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새로움 규범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뉴노멀’이라고 부른다.

뉴노멀 현상 중 부산엑스포 유치 추진에 영향을 줄 부분에 주목하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중요한 변화는 엑스포의 성공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간 성공 기준은 양적인 측면 즉 관람객 유치 목표 달성에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계량적인 관람객 유치 목표 달성보다는 참가자 및 관람객의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했다. 이런 현상은 제2, 제3의 팬데믹을 막기 위한 관점에서 박람회장 조성 계획 설계를 다시 할 것을 요구한다. 그간 박람회장 설계에는 최소의 공간에서 최대의 인원을 수용한다는 경제성의 논리가 지배했지만, 이제는 대형 행사에 따른 전염병 예방 및 관리 차원에서 최대의 공간에서 최소의 적정 인원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밀집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공간의 확보, 관람객의 이동 통로 확대 및 입장 및 퇴장 동선의 분리, 식음 및 휴게 시설의 소형화 및 거리두기 적용, 행사장 방역시스템 구축 등을 적용하여 새로운 엑스포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야한다.

이렇게 될 경우에, 현재 활용 가능한 엑스포 부지 면적 (161만 ㎡)에 배정 가능한 전시관 수, 수용 인원을 재 산정해야한다. 경제성 측면에서 추진한 유치 목표 인원 5,050만 명을 뉴노멀 상황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부산과 유사한 면적에서 추진되는 오사카 엑스포의 경우 목표 인원이 2,800만 명이다. 밀라노 엑스포의 경우에도 실제 관람 인원은 2,100만이었다.

국가관 건립 및 운영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인기 국가관의 경우 두세 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경우에도 대기열이 한국관을 두세 줄로 감싸고도 넘쳐 국가관 사이 도로를 꽉 채웠고, 관람객들이 이동하는 주도로는 인산인해를 이뤄 콩나물시루 같았다.

포스트 팬데믹 상황에서는 이런 혼잡한 상황은 전염병 확산의 주범이 될 수 있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국가관 및 각종 시설물 배치와 수용 인원 조정 등 뉴노멀 상황을 고려한 박람회장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간 엑스포는 세계 최대의 대면 메가 이벤트로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19세기까지는 산업 엑스포로서 인류의 기술 발전에 대한 전시의 장이었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문화 예술을 중시하는 종합문화 엑스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고, 최근에는 국가브랜드의 총체적인 경연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문화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서, 엑스포가 지향하는 관람객과의 대면 접촉 위주의 전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별 국가관의 설계에도 이 부분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지만, 주최국에서 운영하는 주제관을 포함한 박람회장 전체의 디자인에서도 이런 변화하는 모습을 반영할 때,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 당위성은 더 빛을 발할 것이고, 참여하는 국가들의 호응을 받아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으로 연기된 두바이 엑스포의 경우 박람회장의 골격이 이미 완성된 상태여서 뉴노멀 환경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개장하면 예상치 않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모범적인 코로나 방역국가로서 뉴노멀 환경 변화를 충분히 계산하여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면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