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김종인, 중진 만난 뒤에도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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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일만 하면 되는 사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달여 만에 당 4선 이상 일부 중진 의원과 공식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김종인 체제’ 출범 4개월여 만에 “비대위를 끝내자”(조경태 의원)는 파열음이 터져 나오면서 김 위원장이 중진 회의에서 수습에 나설 것인지 관심을 모았는데, 김 위원장은 사실상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중진연석회의 후 “내 일만 할 것”
무소속 의원 복당 주문도 일축
참석자들 “협력” 되레 金에 힘 실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진석·김기현·홍문표·박진 의원 등이 일단 내년 4월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도부를 흔들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이날 회의를 전후해선 추가 균열이 표출되지 않았다. 김예령 당 대변인은 이날 중진회의 브리핑에서 “중진의원들은 앞으로 김 위원장 중심으로 더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회의 비공개 시간에도 “당이 더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표로서 좀 더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 등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전달됐지만 김 위원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참석자 사이에서 ‘지켜보자’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 조경태 의원 등 부산 중진들이 이날 참석하지 않은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김기현 의원의 무소속 의원 복당 주문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김 의원은 비공개 회의 직전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힘도 곱셈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 당 내부 인재를 최대한 다듬어 부각시켜야 한다”며 “공천 과정에서 부득이 탈당한 인사들에 조속한 복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불가)입장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지금은 보궐선거에 모든 정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의 ‘정면 돌파’는 당장의 위기 모면에 급급해 노선을 수정하기보다는 소신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려는 구상으로 비친다. 여기에는 조금이라도 당내 저항을 의식하는 모습을 내비쳤다가는 공정3법, 초선 등용 등 개혁 추진력이 흔들리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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