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시한폭탄 될라” 핼러윈 데이 방역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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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2차 대유행 비상

‘핼러윈 데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가 되고 있다.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연합뉴스

오는 31일 ‘핼러윈(Halloween) 데이’를 맞는 이번 주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대 고비가 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몸을 움츠렸던 젊은 층이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 맞는 이번 핼러윈 데이를 계기로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여 방역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핼러윈 데이란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로, 국내에서는 젊은 층이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클럽이나 도심에 몰려 파티를 즐기는 날이다. 부산시는 이를 대비해 클럽 등 고위험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젊은 층 많이 모이는 서면·대학가
제2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우려
부산시, 고위험시설 집중 점검
정부도 유흥시설 방문 자제 당부
영업중지 등 고강도 대책 마련

부산시는 핼러윈 데이인 오는 31일에 부산 서면에 있는 감성주점 13곳, 클럽 2곳 등 고위험시설을 대상으로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허미선 부산시 보건위생과 식품안전팀장은 “핼러윈 데이에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부산 서면과 대학가 주변의 클럽, 감성주점 등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명부 작성 등 핵심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지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식약청과 관할 구·군, 경찰 등과 합동으로 집중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정부도 이번 핼러윈 데이가 ‘제2의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도 높은 대응책을 마련했다. 유흥시설에서 핵심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다가 적발되면 즉시 영업을 중지시킨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26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오는 31일 젊은 층의 클럽이나 유흥주점 이용이 늘어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 사태를 기억해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역당국은 다가올 핼러윈 데이에 젊은 층이 클럽에 모여들어 집단감염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한 대형 클럽은 지난 주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핼러윈 분장팀 섭외 완료’ ‘핼러윈 한정 메뉴 판매’ ‘핼러윈 이벤트존 운영’ 등 다양한 홍보 글을 게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핼러윈 데이를 꼭 즐기겠다’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미 SNS 계정에는 많은 청년들이 이번 핼러윈 데이 자신의 의상을 공개하고 파티 장소를 공지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부산 한 대학 재학생인 김 모(24) 씨는 이번 핼러윈 데이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귀신 분장을 하고 서면 클럽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 초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친구들과 제대로 된 만남을 거의 갖지 못한 탓이다. 김 씨는 “올해는 마스크를 활용한 분장을 할 생각”이라면서 “손 씻기와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킨다면 큰 문제 없을 거라고 본다. 주변에도 ‘집에만 있으니 너무 우울하다’며 밖으로 나오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클럽에서 파티를 즐기려는 청년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시민 최 모(57) 씨는 “추석에 부모님 찾아뵙는 건 안 되고, 클럽에서 대규모 파티를 여는 건 괜찮은 건가”라면서 “이 시국에 파티를 여는 젊은이들도 답답하지만 집단감염이 터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방역당국도 문제”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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