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해양포럼 개막, ‘해양 코리안 솔루션’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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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해양포럼(WOF)이 27일 개막해 사흘 동안 ‘미래로 한발 더’를 주제로 열린다. 열네 돌을 맞은 올해 WOF는 세계의 석학을 초청해 지혜를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양 코리안 솔루션’을 제시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포럼 뒤 일찌감치 피터 톰슨 유엔 해양특사를 기조 연사로 선정한 것부터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이라는 현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은 환경 파괴가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톰슨 특사가 주도하는 '해양 분야 지속가능개발목표'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6년 기준 98.2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 포럼에서 인류의 난제인 해양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을 해결책을 우리 손으로 제시한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바다 플라스틱 오염 막을 해결책 제시
‘해양 다보스포럼’ 위한 노력 경주해야

해양 쓰레기를 친환경 수소 선박으로 처리하는 방안은 '해양 코리안 솔루션'으로 불리며 국내외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바다 위 거대한 쓰레기 섬을 사라지게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번에 부산대 이제명(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액화 수소를 기화하면서 생기는 냉열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급속 냉각시킨 뒤 분쇄해 한 번에 대규모 해양 쓰레기 처리를 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코로나에 맞선 K-방역에 이어 K-솔루션이 세계 해양 쓰레기 제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조 강연부터 5개의 정규 섹션, 4개의 특별 섹션, 2개의 특별 프로그램 논의 주제가 모두 ‘친환경’이라는 점 역시 시의적절하다.

코로나로 이동이 어려운 시대에 세계적인 해양환경 기업과 NGO(비정부기구)들이 세션 기획에 다수 참여한다는 사실도 반가운 소식이다. 전 행사를 슬기롭게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온라인 포럼이라 가능한 일이다. 해외 발제자와 토론자가 실시간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해 토론에 참여해, 세계 각지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다니 코로나로 인해 신세계가 열린 셈이다. 직접 대면 없는 'B2B 네트워킹'으로 기업과 기업 간의 매칭이 얼마나 이어질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 이제 해양 환경 분야에서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WOF는 ‘환경’과 ‘비대면’이라는 시대 흐름 앞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이 온라인으로 동참하니 포럼 세계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지역에 있는 뛰어난 해양인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일에도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해양 전문가들과 마주 앉을 흔치 않은 기회다. 모두의 관심 없이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WOF는 세계적 해양 전문 포럼으로서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양 분야 다보스포럼'이라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여기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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