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국정감사 성적표 받은 PK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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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26일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대기 중인 국회 복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좌석 제한 조치 등으로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역대 최악의 국감이었다.”

26일 막을 내린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치른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국감 성적표이다.

지난 7일 국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여야 PK 정치권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전체 PK 정치권의 40%인 16명(부산 9, 울산 3, 경남 4)이 초선 의원이어서 첫 국감에 대한 열의가 높았던 데다, 가덕신공항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황보승희, ‘펭수’ 참고인 신청 물의
박수영, 홍보비 자료 냈다 항의 받아
일부 초선, 지역 외면 중앙 이슈 집중
부실한 질의·과욕으로 이미지 추락

하지만 막상 20일간의 열전을 끝낸 PK 정치권의 국감 실적은 정반대였다. 이른바 정국을 뒤흔든 ‘국감스타’도 없었고, 지역현안에 대한 명쾌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초선은 국감 과정에서 부실한 질의와 과욕으로 PK 정치권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은 지난 23일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서 확실한 근거없이 김현미 장관을 겨냥해 “스카이 72 골프장 입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김 장관한테 혼쭐이 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황보승희(중영도) 의원은 EBS 인기 캐릭터 ‘펭수’를 국감 참고인으로 신청했다가 펭수 팬들의 집중 항의를 받았다. 결국 펭수의 참고인 채택은 무산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던 행정안전위 박수영(남갑) 의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홍보비를 전임 남경필 지사의 2배를 썼다”는 국감자료를 냈다가, 이 지사로부터 “2016년 64억 원이던 언론 홍보비를 2018년도 107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린 사람은 2017년 예산을 편성한 남경필 지사였다”는 반박을 받았다.

일부 PK 의원은 국감 기간에 자료를 거의 내놓지 않아 사실상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직무 중 하나인 국감을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또한 일부 PK 초선 의원은 부울경 현안은 외면한 채 중앙 이슈에만 집중해 “지역구 국회의원 맞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PK 정치권의 한 인사는 “초선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을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책임지느냐”며 “선수에 걸맞은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나마 몇몇 PK 중진이 체면치레를 했다.

국토교통위 간사인 이헌승(3선·부산진을) 의원은 지난 13일 부산시 국감에서 “김해신공항이 부적합하다는 검증 결과가 나오면, 지체 없이 대체 부지 선정에 나서고 기본계획을 세우는 등 패스트 트랙에 올려야 한다”며 야당의원으로서 적극적인 가덕신공항 지지를 당부해 주목을 받았다.

부산의 재선그룹인 최인호(사하갑)·박재호(남을)·전재수(북강서갑)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가덕신공항 이슈를 주도하며 지역 현안에 대해 효과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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