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F] 피터 톰슨 유엔 해양특사 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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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 위기, 인류의 관행과 악습 끊어야 한다”

피터 톰슨 유엔 해양특사가 영국 런던에서 실시간 화상 연결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톰슨 특사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을 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종회 기자 jjh@

“미래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 전 세계는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인류에 보내는 환경의 경고를 여러 차례 무시해 왔습니다. 기존 인류의 관행은 인류, 지구에 재앙입니다.”

27일 제14회 세계해양포럼(WOF) 기조연사로 나선 피터 톰슨 유엔 해양 특사는 강한 어조의 ‘경고’로 기조연설의 문을 열었다.

무공해 해상운송 상용화되면
온실가스 배출량 1.8% 감소
플라스틱쓰레기 오염 문제
오염 유발자 부담 원칙 필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 문제들에 자연이 보낸 경고를 이제는 인류가 새겨듣고 자성하고 각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톰슨 특사는 “세계보건기구(WHO)는 20여 년 전부터 동물 매개 전염병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며 “하지만 인류는 이런 경고를 무시했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톰슨 특사는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후 변화, 해양 환경 파괴 문제에서도 인류의 관행과 악습을 끊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톰슨 특사는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에서 출간된 여러 보고서는 기후 위기가 불러올 재난과 생물 다양성의 급격한 감소를 언급하고 있다”며 “해양 플라스틱 오염, 버려진 어구, 불법어업, 온실가스 문제 등을 타파하고 건강한 해양을 지키기 위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톰슨 특사는 유엔을 포함해 세계 각국 환경 연구기관들의 보고서 자료를 기반으로 조목조목 해양 환경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해양 환경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바다에서부터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친환경 개발, 발전이 궁극적으로 해양 환경을 바꾸고 해양을 포함해 전 지구적 지속가능성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톰슨 특사는 “해상풍력 발전, 해양 기반 기후 해결책은 경제성을 가진 인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해운으로 화석 연료 시대를 끝내고 녹색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톰슨 특사는 무공해 해상 운송 수단이 상용화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적으로 1.8%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2018년 4월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초기 전략을 채택해 국제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을 조속히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톰슨 특사는 무공해 해상 운송 등 기술 혁신뿐 아니라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오염 유발자의 오염 행위 비용 지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플라스틱 사용 문제도 오염 유발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오염 유발자의 비용 부담 문제는 올해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지구의 날’ 연설에서 환경보존 원칙으로 제시됐다. 톰슨 특사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엘렌맥아더 재단은 2050년 9억 3700만 t의 플라스틱이 해양에 넘쳐 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미세섬유는 인류의 밥상에 오르는 생선, 조개류에도 포함되는 지경에 이른 최악의 상황인 만큼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톰슨 특사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현장에서 제안하기도 했다.

톰슨 특사는 내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될 유엔해양콘퍼런스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톰슨 특사는 “지속가능한 이용을 촉구하는 해양 분야 유엔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 14(SDG 14)에는 수산업에서 어류 남획 규제와 불법·미신고·비규제(IUU)어업 근절이 담겨 있다”며 “과학적 탐구, 혁신, 전 세계 파트너십, 해결책 제시 등 4가지 역할을 목표로 열릴 내년 유엔해양콘퍼런스를 WOF 참가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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