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부산 ‘바다 뷰’ 맛집이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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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해변 끝 바다마루 8층 '티앤북스' 광안리해변 끝 바다마루 8층 '티앤북스'

서울 사는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매년 여름 부산 바다를 찾았던 그녀는 코로나19로 올해는 해수욕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을 오지 못했단다. 그래서 부산 바다가 더 많이 그립단다. 여름 해변이 아니라도 부산 바다를 즐기는 장소는 다양하다. 이번 주말 그녀를 부산으로 초대했다. 서울 지인에게 보여 줄 부산의 ‘바다 뷰 맛집’ 3곳을 소개해 본다.


#바다 풍경 머금은 만화방

광안리해변 끝 바다마루 8층 티앤북스

넓은 통창 통해 광안리 절경 고스란히


전국에서 제일 멋진 경치를 가진 만화방이 부산에 있다. 바로 광안리 해변 끝 횟집 방향 바다마루빌딩 8층에 자리 잡은 만화카페 ‘티앤북스 광안점’이 그 주인공이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왜 만화방이 있어요?” 이곳을 처음 갔을 때 계산대를 지키던 정동환 대표에게 했던 말이다. 처음 본 사람이 다짜고짜 묻는 말에 당황하지도 않고, “좋은 풍경도 보고 좋은 책도 보면 더 좋죠”라고 대답했다. 아마도 이곳의 경치에 감탄한 이들이 비슷한 반응을 자주 보였던 모양이다.

정 대표는 회사에 다니다가 2018년 창업했다. 광안리에 살아 이 동네 곳곳을 잘 알던 정 대표는 사람들이 몰리는 광안리 중간보다 광안리 끝의 한적함을 더 좋아했단다. 실제로 끝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광안대교가 차지한 중심부 모습과는 사뭇 다른 조용한 느낌이다.

“광안리 끝에 지어지는 건물을 보며 저기는 정말 좋겠다 했죠. 내가 저 공간을 가지고 있다면 제일 좋은 만화카페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 생각을 과감하게 실천한거죠.”

이곳은 넓은 통창에 부산 바다의 절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공간에 눕거나 앉으면 마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다. 만화를 보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저 경치만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

커플들이 즐겨 찾는 다른 만화카페와 달리 이곳은 커플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찾거나 혼자 찾는 고객들도 많다. 혼자 오는 고객들은 책을 보기도 하지만 바다를 보며 머리를 식히는 기분으로 온단다. 가족 단위로 오는 고객을 배려하기 위해 넓은 공간의 패밀리룸이 구비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고객 특성에 맞게 일반 만화들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와 도서, 어른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와 소설, 잡지까지 책 종류는 다양하다.

2018년 문을 연 후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만으로 꾸준히 고객들이 찾는 편이다. 워낙 경치가 좋다 보니 SNS에서는 ‘티앤북스 광안리점’에서 찍은 사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온라인공간에선 뷰 맛집이자 사진 맛집으로 이곳이 유명한 편이다.

음료와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하는데 예쁜 그릇에 나와 일명 ‘플레이팅(상차림) 맛집’이라는 별명도 있다. 정 대표는 특별한 맛을 지닌 요리를 만들 수는 없지만,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어 차림이라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현재 2만여 권의 만화와 소설, 에세이, 인문학책, 학습만화, 잡지가 배치돼 있으며 매달 신간이 들어온다.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음료 패키지를 이용하면 좀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라발스호텔 28층 스카이 카페&바 라발스호텔 28층 스카이 카페&바

#시원한 파노라마 뷰 매력

라발스호텔 28층 스카이 카페&바

영도대교·북항 등 옥상에서 한눈에

외지인들이 떠올리는 부산 바다는 아마도 광안리, 해운대의 모습이 가장 많을 것 같다. 실제로 부산 바다 가까운 숙소를 고려할 때 이 지역을 가장 먼저 검색한다는 통계를 본 적도 있다. 그러나 진한 부산의 향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원도심 부산의 바다를 추천하고 싶다.

라발스호텔 28층에 위치한 ‘스카이 카페&바’는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남항과 북항의 파노라마 뷰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 부산의 과거와 현재, 북항으로 표현되는 미래까지 만날 수 있어 가장 부산다운 공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우선 넓은 공간에 깜짝 놀라게 된다. 호텔 1개 층을 통으로 사용하다 보니 사방 유리 통창으로 만나는 풍경에 눈이 시원해진다. 파노라마 전망대에 올라온 것 같다. 공간이 넓으니 테이블간 간격도 여유롭다. 코로나 시대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실천된다.

널찍한 실내공간도 좋지만 사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야외 카페이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만끽하며 눈 아래 펼쳐진 바다 풍경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잠시 소풍 나온 기분마저 든다. 호텔 투숙객들은 이곳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어 아침 햇살을 즐기며 야외에서 먹는 아침 식사가 특별한 추억으로 손꼽힌다.

라발스호텔 마케팅팀 강민지 씨는 “단골 고객은 특히 노을이 질 때 야외카페를 좋아한다. 하늘이 붉게 물드는 그 순간, 야외에서 차를 마시면 특별해지는 것 같다. 어둠이 내리면 야외카페 바닥에 조명이 들어와 반짝거린다. 그 시간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야외 카페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라발스호텔 옥상 전망을 만끽할 수 있다. 옥상에도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차를 들고 옥상에 올라와서 마실 수도 있다. 옥상에서 보는 부산 전경은 또 다른 인상을 가지고 있다. 활력 넘치는 영도 조선소부터 바다 위 대교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테이블과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라발스 스카이카페는 인생 사진을 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워낙 경치가 좋다 보니 막 찍어도 SNS에 자랑하는 사진이 탄생한다.

라발스 스카이카페가 개발한 봉래산 티라미수 케이크가 별미이며 요즘엔 차와 여러 종류의 케익, 마카롱, 미니 햄버거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애프터눈티세트가 인기 많다.

라발스호텔은 남항, 북항의 경치를 만나는 객실도 유명하다. 바다 위에서 자는 것 같은 색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

#매력 만점 바다도서관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해양도서관

안방처럼 누워서 즐기는 어린이실

부산 토박이로서 ‘나만 알고 싶은 조용한 뷰 맛집’이 몇 곳 있다. 그중 한 곳이 영도 국립해양박물관의 해양도서관이다. 박물관 전시실을 한참 돌다가 들른 이곳은 그야말로 여유로운 쉼터로 다가온다. 상업공간이 아니라 박물관에 속한 도서관이라 늘 조용하다는 장점도 있다.

통창을 바라보는 의자에 앉아 영도 바다를 바라보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널찍한 의자에 앉아 밖을 한참 바라보면 고민이 별거 아닌 것 같다는 깨달음이 온다고 할까.

이곳은 해양역사, 해양영토, 해양문학 등 해양 쪽에 특화된 책들이 많고 일반 도서까지 합해 4만 5000여 권이 준비돼 있다. 어린이 도서 중에는 주로 바다 생물을 소개하는 책이 많고, 바다를 탐험한 인물을 다룬 책,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책도 있다.

지난해 환경개선공사를 통해 천장과 맞닿은 키 높이 서가가 들어왔고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해졌다. 박물관 개관 초기 기억을 가진 이들이라면 달라진 해양도서관을 다시 가보기를 추천한다. 테이블마다 콘센트를 설치해 노트북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유명한 해양소설 삽화들도 전시돼 있다.

사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어린이실이다. 안방처럼 편하게 꾸며진 어린이실은 바닥에 눕거나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고, 통창으로 영도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어린이실이 폐쇄돼 있다. 어린이실뿐만 아니라 해양도서관 전체가 코로나19로 인해 한참 폐쇄되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현재는 해양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요즘 해양도서관은 정말 조용하고 쾌적하다. 오전, 오후 시간으로 나눠 예약 가능하며 이용 요금은 없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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