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협력으로’… 부산 ‘공유대학’ 첫 출범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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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 부산권 6개 대학은 28일 ‘부산시 및 부산권 공유대학 플랫폼 구축 협약식’을 개최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 부산권 6개 대학은 28일 ‘부산시 및 부산권 공유대학 플랫폼 구축 협약식’을 개최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 지역 대학들이 대학 간 경계를 넘어서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공유대학’이 첫발을 뗐다. 부산시도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부산시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 부산권 6개 대학은 28일 롯데호텔부산에서 ‘부산광역시 및 부산권 공유대학 플랫폼 구축 협약식’을 개최했다.


동명·동서·동아·동의·부경·해양

6개 大 ‘공유大 플랫폼 구축’ 협약

공동 과정·콘텐츠, 개발운영키로

내년 ‘AI기반 창업 마케팅’ 첫 개설

학기별 15주 온·오프 수업 진행

부산시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


협약식에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6개 대학 총장을 비롯해 교무처장, 산학협력단장,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사업단장 등이 총출동했다. 정부지원사업을 두고 경쟁하기 마련인 지역 대학들이 본부 핵심 조직을 망라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부산시와 6개 대학은 협약을 통해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상호 협력 프로그램와 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내용의 공유대학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했다. 참여 대학은 공동수업을 개설해 운영하고, 부산시는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공간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한다.

대학들은 첫 공동수업으로 내년 1, 2학기에 ‘AI기반 창업마케팅’ 강좌를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60명 내외 정원으로 대학별로 10명씩을 모집하며, 자유교양 또는 전공 학점 3학점을 인정한다. 대학마다 담당 교수가 투입돼 학기별로 9주 동안은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고, 나머지 6주는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역의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창업 관련 실전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협약은 교육부의 LINC+ 사업 고도화형에 선정된 6개 대학 사업단의 협의에서 출발했다. 신동석 동명대 전략기획부총장은 “매년 평가를 받는 경쟁 관계였는데, 각자가 경쟁력이 있는 과목을 공유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양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학 간 학점 교류나 공유 교과목이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지역에서는 2017년부터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대학별로 학제나 설립형태가 다르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 수업을 일정 비율로 제한한 교육부의 제도가 걸림돌이었다.

신 부총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관련 제한이 풀리면서 공유대학 플랫폼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학생 감소로 근본적인 위기에 처한 지역 대학의 현실에서 교육 혁신을 위해 경쟁을 넘어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부산시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산에 22개 대학, 23만 명의 대학생이 있는 만큼 지역 대학의 생존은 지역경제와 직결된다는 문제 의식 때문이다. 교육부도 올 9월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혁신공유대학 체계를 통해 디지털 신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6개 대학은 이번 공동수업을 시작으로 이와 같은 정부사업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AI융합 학과 같은 공동학과를 개설하고, 6개 대학뿐 아니라 전문대를 포함해 보다 많은 지역 대학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목표다.

신 부총장은 “대학 간 이해관계를 떠나 협력을 통해 교육과정과 교수법 혁신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프랑스의 에콜42처럼 강의실 없이도 많은 학생이 훌륭한 커리큘럼을 배우는 모델로 대학교육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역대학 발전이 우리 시의 발전 성장동력임을 잘 알고 있다”며 “부산시도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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