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의 위기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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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모든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맞고 있다. 이제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창업기업들의 충격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진 창업 벤처기업 시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각종 금융지원을 비롯해 사상 최대 규모의 모태펀드 조성을 통해 민간 벤처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부산시가 부산경제진흥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창업 지원시책을 펼친 것은 2010년이니 올해로 10년이 된다.

해마다 200개 예비 창업팀을 발굴해 그동안 2,000여 개 팀을 선정해 지원해오고 있지만 연간 1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 창업 기업은 전체 20%가량이다.

돈과 인프라가 몰려있는 서울 등 수도권과 비교해 부산지역 스타트업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부산지역 창업기업 중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소위 ‘유니콘’ 기업이나 ‘예비 유니콘’, 심지어 올해 중기벤처부가 미래 유니콘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한 ‘아기 유니콘’ 40개 기업에도 부산지역 창업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과거 ‘김기사 내비’나 ‘알바 천국’ 등이 부산에서 시작한 창업기업이었으나 모두 서울로 상경해 투자를 받고 성장한 것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지역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시련이 있다면 희망이, 어둠이 있다면 빛도 존재하는 법.

최근 창업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로봇, 블록체인 산업 등 우리 경제의 미래가 될 4차 산업 기술은 코로나가 몰고 온 비대면 언택 트랜드와 뉴노멀 시대를 극복할 원천기술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홍역을 앓고 있지만 이런 시련은 새로운 기술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도약하게 할 소중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정적 도전 의식을 지닌 창의적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조사한 창업기업 투자 규모는 모두 5조 5000억 원에 이르고 이 중 50억 원 이상 민간 투자를 유치한 창업기업은 모두 150개로 조사됐다.

이중 부산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소셜빈(대표 김학수)이 카카오벤처스 등을 통해 모두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관심을 모았다.

20대 나이인 김 대표는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로 지난 2015년 부산시 창업지원사업을 수료했다. 소셜빈은 3,000여 명의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기법으로 자체 개발한 유아용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혁신적 유통시스템으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산시 창업지원 사업을 수료한 말랑하니(주)도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로 올해 30억 원 매출을 목표로 뛰고 있다. 말랑하니 박성준 대표는 직접 세 자매를 키우며 느낀 제품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현재 30만 명에 이르는 신세대 부모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밖에 연 매출 1000억 원대로 전국 5대 여성의류 쇼핑몰로 부상한 핫핑, 배달 대행 시스템인 리드콜을 운영하는 ㈜한빛넷, 3D 인테리어 전문기술을 보유한 ㈜에이디, 단기 알바 전문 앱인 급구를 운영하는 ㈜니더, 온라인 강의 전문 플랫폼 업체인 ㈜산타, 단기 숙박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미스터맨션, 비대면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개발한 ㈜로하 등 최근 민간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도약을 꿈꾸는 창업자들은 남다른 기업가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유례없는 불황 속에 많은 창업기업들이 생존의 기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지역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길 기원한다.

/최헌 부산경제진흥원 일자리 창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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