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영화 리메이크보다 원작소설 재해석으로 봐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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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BIFF]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제 작품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시기 데뷔작으로 한국 관객과 만날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으로 선정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다무라 고타로 감독은 2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현지의 다무라 감독과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으로 연결했다. 부산에서는 박선영 BIFF 프로그래머, 김정윤 BIFF 홍보실장이 참석했다.

다무라 고타로 감독 화상 기자회견
조제와 쓰네오 성장기 그린 애니메이션
시대 배경 옮기고 엔딩에 희망 담아



이 영화는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실사 영화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다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폐막작은 2007년 BIFF 당시 ‘에반게리온: 서’ 이후 두 번째다.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한 장면.
  BIFF 제공


다무라 감독은 “실사 영화의 리메이크라기보다는 1985년도에 쓰여진 원작 소설을 재해석했다고 하는 게 정확하다”며 “주인공인 조제, 쓰네오와 동시대 관객인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어떻게 볼지 고민한 결과, 무대를 현대로 옮겼다”고 했다.

영화는 세상사에 관심이 많지만 집에 틀어박혀 사는 겁 많은 지체장애인 조제가 대학생 쓰네오를 만나 세상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는 이야기다.

그는 “무엇보다 조제라는 인물의 강인함에 매력을 느꼈다”면서 “외부 세상과 차단됐던 조제가 쓰네오를 만나 어떻게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는지, 두 사람의 성장기가 이 영화의 큰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실사 영화보다 이 작품은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세계관을 그리고 있다. 일본의 도시와 시골 풍경을 서정적인 작화로 풀어내 따뜻하게 다가온다. 다무라 감독은 “일본인 2명이 주인공이지만 애니메이션 속에서 그려지는 인물이라 전세계 관객이 누가 봐도 좀 더 친근하게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희망적인 느낌을 주는 엔딩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울림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모두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 세상에 대한 동경심이나 그리움이 증폭되어 있는 시기”라며 “조제가 느꼈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한국 개봉도 예정하고 있다. 다무라 감독은 “2003년 실사 영화와 똑같은 영화라고 생각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은 그림찾기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애니메이션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영화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조제를 그린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영미·남유정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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