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불참·야당 원내대표 몸수색… 청와대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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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 국가안보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빈 채로 남아 있다. 국정감사는 다음 달 4일로 연기됐다. 김종호 기자 kimjh@

청와대가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서 야당 원내대표를 몸수색하고, 국정감사 일정을 하루 앞두고 참모들의 불출석을 통보하는 등 ‘입법부 무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예정됐던 청와대 국감을 다음 달 4일로 연기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민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 7명이 국감 하루 전인 28일 불출석을 통보한 데 대해 야당이 반발하면서다.

서훈 안보실장 등 참모진 7명
국감 하루 앞두고 불출석 통보
청와대 국감 내달 4일로 연기
안철수 “손님이 주인 몸수색 꼴”


서 실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이후 방역당국으로부터 대면 접촉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는 이유를 댔다. 김 수석은 여야 합의에 따라 오전 국감에만 참석하기로 했으나 비서실장·정무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만큼 청와대를 지켜야 한다고 사유서를 냈다.

이 밖에 유연상 경호처장, 지상은 경호본부장, 이성열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노규덕 평화기획비서관,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등 모두 7명의 청와대 참모가 국감을 하루 앞둔 전날 저녁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청와대 국감이 안보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려선 의미가 없다”며 “다음 주에 서훈 실장의 자가격리가 끝나기 때문에 안보실장 참여하에 국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호 민정수석의 출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정수석은 출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자 관례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내달 국감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려다 청와대 경호관들에게 ‘몸수색’을 당한 것을 두고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 환담회에 공식 초청된 제1야당 원내대표를, 그것도 국회에서 몸수색으로 쫓아내는 정권이 무슨 낯으로 협치를 이야기하느냐”고 성토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청와대에 짓밟혔다”며 “민주당이 나서서 책임자 문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한 꼴”이라며 “국회에 대한 존중도 야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과잉 경호는 강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약한 정당성의 증거”라며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얼마나 자신이 없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당시 본회의장 분위기에 대해 “(여당 의석에서는)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연신 휴대전화를 들어 동영상을 찍고 환호작약했다”며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가 펼쳐지고 있는 듯했다”고 비꼬았다. 야당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며 비판해 왔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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