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F] 친환경·자율운항 ‘미래선박’을 선점하라… 요동치는 글로벌 조선시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9일 WOF 정규세션3에서 신종계 교수가 좌장을 맡아 조선해양 업계와 연구기관 발제자들의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정중동(靜中動). 고요 속의 움직임. 최근 세계 조선업계에 대한 비유로 이보다 적당한 말은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선박 건조 수요가 줄면서 다소 침체된 듯 보이지만, 실상 그 속에서는 친환경·자율운항 등 미래선박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제14회 세계해양포럼(WOF) 마지막 날인 29일 열린 정규세션3에서도 미래선박 준비로 요동치는 조선업계와 한국 미래선박의 현주소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IMO 환경규제 갈수록 심해
친환경 선박 도입 ‘필수적’
자율운항 선박 2023년 첫 운항
과실 책임 등 법·제도 정비 시급


첫 발제자로 나선 그리스의 세계적 해양 컨설턴트인 스타브로스 하치그리고리스 마린가스사 전 사장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경향을 설명했다. △기존 선박의 에너지 효율 향상 △신조 선박의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개선 등 14개 부문에 달하는 IMO의 가이드라인은 선박의 탄소배출량 감소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IMO는 중기적으로 2030년까지 현재 탄소배출량의 40%를 줄이고, 또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70%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IMO의 가이드라인은 강제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이러한 IMO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새로운 친환경 선박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어진 발제에서 주원호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은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현재 자율운항 선박 개발 상황을 소개했다. 주 원장은 “2023년 우리 기술로 제작된 자율운항선박이 포항~울산을 실제로 운항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강기 오스트리아 AVL리스트 부사장은 “세계적인 탄소배출 규제로 향후 천연액화가스(LNG)선박 비중은 더 커지고, 다양한 대체 연료를 이용한 추진시스템 등장도 요구된다”며 “LNG선박 건조 기술을 비롯해 대체 연료 개발에 상대적으로 앞선 노하우를 가진 한국의 조선 산업으로선 가까운 미래에 큰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과 함께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법·제도하에서는 자율운항 선박을 만든다고 해도 운항은 불가능하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사람이 승선하지 않는 자율운항 선박에서 과실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율운항 선박의 전 단계인 원격통제선박(승무원 없이 관제센터에서 원격 운항하는 배)에서는 관제센터 통제관을 선장 혹은 선원으로 간주해 법 해석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인공지능이 운항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완전자율운항 단계에서 법 해석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명의 발제가 끝나고 진행된 토론에서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기자재 업체들은 LNG 추진 등 친환경 선박에 관련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곳이 많다”며 “조선업계의 새로운 도전이 업계 상생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열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